이개호 장관 “10월이면 전국 축제…메르스 방역 강력 지원”

by김형욱 기자
2018.09.10 16:47:01

취임 한달 맞아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
"아프리카돼지열병 국경 차단에도 만전"
"내년 농식품 예산 국회서 3%로 올릴것"
"남북 농림경협, 국제 제재 수준 맞춰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0일 세종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방역을 강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10월 전후 전국에서 열리는 시·군 축제가 메르스로 위축된다면 농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장관은 10일 세종시에서 열린 출입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3년 전 메르스가 터져 농촌 축제가 다 죽었다는 우려 섞인 질문에 “10월이면 각지에서 축제가 열리는데 ‘올 스톱’하면 경기 진작에 대단히 큰 마이너스”라며 “오늘 아침에도 우리가 무엇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고민하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메르스 방역의 주무부처는 보건복지부다. 그러나 농식품부 역시 메르스 바이러스의 매개체로 알려진 낙타, 박귀 등의 동물검역을 담당하는 만큼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

이 장관은 “전염병 방역이 농식품부의 가장 중요한 일이 됐다”고도 했다. 당장 지난달 중국에서 빠르게 퍼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이 한창이다. 사람에 옮는 병은 아니지만 돼지에는 치명적이다. 그는 “중국에서 사실상 만연해 있고 우리 공항 검역 과정에서도 (만두, 순대 등)가공식품에서 유전자가 2번이나 발견됐다”며 “차단 방역을 통해 우리 돼지를 잘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인천국제공항 국경검역 현장을 살펴보는 모습. 농식품부 제공




그는 내년도 농식품부 예산안을 국회 심의 과정에서 3%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8월 말 발표한 농식품부 내년 예산·기금안 14조6480억원을 14조9000억원 이상으로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정부 예산안 확정에 앞서 기재부에 충분한 논리를 설명하지 못한 결과 농민이 만족할 수준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앞으로의 심의 과정에서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농업계 최대 관심사인 ‘쌀 목표가격’에 대해선 20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이 장관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19만4000원 이상은 돼야 한다”면서도 “현역 의원일 때부터 일관되기 이야기한 게 대통령 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쌀 목표가격으로 21만원을 제시했다. 쌀 목표가격이란 정부가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해 미리 목표가격을 정해 놓고 시장 가격이 이에 못 미치면 정부가 부족액의 약 85%를 보조(변동직불금)해주는 제도이다. 현재는 수확기 산지 80㎏ 기준 18만8000원인데 올해 안에 2018~2022년 5년간의 목표치를 새로이 정한다. 쌀 생산 농업인 단체인 한국쌀전업농중앙회와 민주평화당은 쌀 목표가격으로 24만5000원을 주장하고 있다.

내주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농림축산 부문 남북 경제협력(경협)에 대해선 “전체적인 틀은 국제 제재 수준에 맞춰서 가야 한다”며 “구체적인 움직임은 현재 없다”고 말했다. 3차 정상회담 때 농식품부 장관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 가장 큰 이슈는 비핵화와 종전선언 협상”이라며 “아직 우리가 검토할 부분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국제 제재와 무관한) 산림 분야는 산림청이 북한과 자주 왕래하고 있고 북한도 농업 부문 경협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비핵화·종전선언 협상 문제가 끝나면 그 다음 경제문제로 가지 않겠나”라며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내후년 총선 출마의 뜻을 숨기지 않고 있는 이 장관은 이에 대한 비판을 의식하듯 “솔직히 현역 의원으로서 지역구에 대한 부담은 늘 있지만 임명 후 한 번 인사간 것 빼곤 가급적 안 가고 전화로 하고 있다”며 “농식품부 장관으로서 잘 처신하고 부지런히 제 역할을 해 농촌을 지키고 농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0일 세종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