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휴가에도 출근.."내년 예산안 중요"

by최훈길 기자
2017.08.07 20:10:06

7일 내년도 예산안 보고 받아
9일 경제관계장관화의 주재
부처별 ''지출 구조조정'' 챙겨
文 "증세 앞서 정부부터 줄여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 참석했다. 김 부총리는 과로로 결막염에 걸리고 입술까지 터졌다.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휴가에도 출근해 경제 현안을 챙겼다.

7일 기재부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부들로부터 내년도 예산안 관련 보고를 받았다. 이어 오는 9일 오전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도 주재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는 내년도 예산안 관련 부처별 지출 구조조정, 공정거래위원회의 유통거래 정상화 방안 등이 안건으로 오를 예정이다.

앞서 기재부는 김 부총리가 7일부터 11일까지 5일 간 여름 휴가를 떠난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과로로 입술이 부르트고 결막염까지 걸려 자택에서 건강을 챙길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주요 경제 현안이 많아 휴가 중에도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 작업이 막바지인데다 지출 구조조정, 공정위 안건이 중요해 부총리가 직접 챙기게 된 것”이라며 “일정이 없는 날에는 댁에서 쉴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내달 2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올해는 문재인 정부 첫해에 예산을 늘리려는 실세 부처가 많아 예산을 깎으려는 기재부와 신경전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를 이행하려면 임기 5년 간 공약재원 178조원이 필요하다. 국정기획위는 증세 등 세입 확충으로 82조6000억원을, 세출 절감으로 95조400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세출 절감 내역 중 세출 구조조정 규모는 60조2000억원이다. 연간 12조400억원의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한 셈이다.



기재부는 부처가 모든 재정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재량 지출(정부가 임의로 쓸 수 있는 사업 예산)을 10% 구조조정하도록 했다. 특히 연구개발(R&D), 사회간접자본(SOC), 문화 쪽 재량지출의 삭감을 요구했다. 하지만 국토부(김현미), 문화체육관광부(도종환), 해양수산부(김영춘), 행정자치부(김부겸), 고용노동부(김영주 후보자) 등 정치인 출신이 임명된 부처는 의욕적으로 예산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최근 문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국민에게 세금이나 돈을 요구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뼈를 깎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공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의 불필요한 예산부터 절감하라는 지시다.

김현철 청와대 보좌관은 지난 4일 이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그날 (지난달 20~21일 국가재정 전략회의에) 다 모이게 해서 ‘지금은 우리가 이런 공약을 실현하고 이런 경제를 구현하려면 이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 이 돈은 국민한테 손 벌리기 전에 이런 구조개혁을 통해서 먼저 우리가 (깎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며 “‘여기에 실세 장관도 관계 없이 동참하라. 여기에 칼자루, 핸들은 (김동연) 부총리가 쥐고 있다’는 것을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