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으로 안된다" 항만업계·화주들 실효성 있는 대책 촉구
by성문재 기자
2016.09.07 17:10:46
"정부·한진해운, 즉각적이고 실효적 대책 마련해야"
항만산업 50억 대금 떼여..줄도산과 실직사태 직면
다음 주 이후 선원 안전 문제도 불거질 수 있어
중소 무역업계 "이번주 고비"..납기지연 등 우려
| ‘한진해운살리기 부산시민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7일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빌딩 앞에서 정부와 채권단, 한진그룹에 한진해운 회생 종합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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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한진그룹의 전격적인 자금수혈 계획에도 불구하고 항만업계와 화주들이 정부와 한진해운(117930)을 상대로 즉각적이고 실효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1000억원 지원으로 급한 불을 끌수 있지만 현재의 물류대란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부산항만업계 관련 단체들은 7일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빌딩 앞에서 투쟁집회를 열었다. 한국무역협회도 화주들을 긴급 소집해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김영득 부산항만산업협회 회장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우리 항만산업은 물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도 50억원에 이르는 대금을 받지 못해 줄도산과 대량 실직사태에 직면해 있다”며 “정부는 정책을 수정해 긴급 금융지원 등 종합적인 회생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그룹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강구해 한진해운을 살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운업계 노동자들은 떠돌이 배 신세로 전락한 한진해운 선박에 승선해 있는 선원들의 안전을 우려했다.
박상익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 해운정책본부장은 “원항선에는 15~30일 어치의 식량이 실려있다”며 “이르면 다음 주부터는 선원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지난 5일 한진해운이 선내 생필품 등 선박 운영에 들어가는 필수 비용을 지출할 수 있도록 허가했지만 현재 바다 위에 표류하고 있는 선박 중 생필품 조달조차 어려운 경우도 있다.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 화주들도 납기 지연에 따른 주문 취소 우려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한국무역협회 수출화물 물류애로 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 건수는 총 161건으로 하루새 42건(26.1%) 늘었다. 중소 무역업계는 이번 주가 물류대란의 고비라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한국화주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은 “중소 수출기업들이 수출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며 “정부는 직접적이고 확실한 정책수단을 신속히 강구해야 하고 한진해운과 한진그룹은 화주와의 계약이행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08년 이후 8년간 조선·해운사의 자율협약 및 워크아웃 총 26건 가운데 14건은 이행이 중단됐고 1건만이 정상적인 회생으로 이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