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급 격상에 M&A조직 신설…LG전자 '공조 빅딜' 나올까
by공지유 기자
2025.12.02 15:09:17
HVAC 역량 고도화…사업 확장 의지
조직개편으로 현지 완결형 체제 강화
OSO 이어 추가 M&A 기회 모색 나서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LG전자(066570)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핵심 기술인 냉난방공조(HVAC) 시장 선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조직 규모를 확 늘리고 인수합병(M&A) 담당 조직까지 새로 만들면서 공조 부문에서 ‘빅딜’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 |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부사장(왼쪽)이 7월 8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액체냉각 솔루션인 냉각수 분배 장치(CDU)를 살펴보는 모습.(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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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기업간 거래(B2B) 중 HVAC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사업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LG전자의 HVAC 사업을 담당하는 ES사업본부 매출은 7조8658억원으로 전사 매출의 12%를 차지했다.
HVAC은 오는 2034년 75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알짜 시장’이다. AI 시대에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고효율 냉방 솔루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HVAC 역량 고도화를 위해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 동시에 글로벌 지역에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 사우디 네옴시티 내 옥사곤에 건설되는 ‘넷제로 AI 데이터센터’에 냉각솔루션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달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 산하 기관 엑스포시티 두바이에 HVAC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LG전자가 최근 단행한 2026년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에서도 HVAC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의지가 드러난다. LG전자는 임원 인사를 통해 이재성 ES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는데, 이에 따라 ES사업본부가 기존 부사장급에서 사장급 조직으로 격상됐다. 가전·TV·전장 사업과 더불어 주요 사업 축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LG전자는 또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현지 완결형 체제’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R&D 상품 기획부터 판매까지 현지에서 수행함으로써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ES 해외영업 담당과 냉난방공조 솔루션을 산업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어플라이드 사업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 | 올해 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냉난방공조 전시회인 ‘ISH 25’에 참가한 OSO의 부스 전경.(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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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M&A 등 기회 발굴을 맡는 ES M&A 담당을 새로 만들었다. 기존 유사한 역할을 하던 조직을 M&A 담당으로 배치해 의사결정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9월 유럽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 기업 OSO 지분 100%를 1673억원에 취득하고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OSO가 주력하고 있는 온수 솔루션과의 시너지를 통해 유럽 맞춤형 제품을 내놓겠다는 복안이다.
조직 규모가 커지고 담당 조직이 만들어진 만큼, 새로운 사업 기회 모색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약 2조4000억원을 투입해 독일 공조기업 플랙트그룹 인수를 마무리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HVAC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나서고 있다”며 “이번 조직 개편으로 사업 확장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올해 인도법인 상장을 통해 1조8000억원의 자금 실탄을 확보했는데, 이를 통해 HVAC 등 B2B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전자는 인도법인에도 HVAC 개발 전담 조직을 꾸려 현지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