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연합 사실상 와해수순‥한진칼 경영권 분쟁 종결되나

by송승현 기자
2021.03.31 17:01:54

조현아·KCGI·반도건설 공동지분 관련 계약 31일 종료
KCGI에 장외매도한 조현아‥3자연합 주주제안도 포기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3자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이 사실상 와해수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3자연합은 지난 26일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 이후 지분 공동보유 관련 계약 유지 여부를 논의 중에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1월 맺은 3자연합의 계약은 이날까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 움직임을 먼저 보인 것은 조 전 부사장이다.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 중 5만5000주를 KCGI에 장외매도했다. 3자연합은 주식 공동보유 관련 계약을 맺으면서 협의 없이 단독으로 주식 신규 취득이나 처분이 불가능하다는 조항을 내걸었다. 조 전 부사장의 주식매도에 3자 연합의 동의가 있었다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3자연합은 이번 주총에 앞서 어떤 주주제안도 제출하지 않았다. 관련법상 주총 개최 6주 전까지 주주제안을 내야 하지만, 끝내 안건을 제안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주총을 통해 조 회장의 연임을 막고자 정관 변경 요구 및 가처분 소송까지 냈던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이와 더불어 올해 주총장에서는 모두 기권표를 던지기까지 했다.

3자연합이 동력을 상실한 것은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통합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조 회장의 사실상 우군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산은은 지난해 11월 두 항공사의 통합을 위해 한진칼(180640) 3자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섰다.

특히 KCGI가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외치며 조 회장과 대립각을 세운 상황에서 산은의 참여는 경영권 분쟁의 명분마저 사라지게 했다는 평가다. 산은은 조 회장의 우군이라는 데 선을 긋고, 한진칼 내 각종 견제 장치를 만들고 있다. 산은은 한진칼에 투자를 단행하며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과 감사위원회 위원을 선임과 독립기구인 윤리경영위원회와 경영평가위원회 설치 등 7대 의무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실제 한진칼은 올해 주총을 통해 산은의 제안에 따라 기존 이사회 위원회 내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추가했다.

이날 3자연합이 추가적인 공동지분 관련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종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