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5社 9월 판매 부진 속 ‘내수는 하이브리드·신차 효과’(종합)

by박민 기자
2024.10.02 18:31:34

[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내 완성차 5개사가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와 전기차 캐즘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에도 내수(국내)와 해외(수출포함) 판매 부진이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기차 대체차량으로 자리 잡은 하이브리드차 인기와 신차 출시 효과에 힘입어 내수에서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했다.

액티언.(사진=KG모빌리티)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GM한국사업장, KG모빌리티(KGM), 르노코리아 등 완성차 5개사의 9월 국내외 판매량은 총 64만8895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3.7% 감소한 수준이다. 이 기간 내수 판매는 10만55448대로 전년보다 0.9% 소폭 줄어든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해외 판매는 54만2747대로 4.3% 감소했다.

국내외 판매 부진 속에서도 내연기관 보다 높은 연비를 구현하고 전기차보다 충전 불편이 덜한 하이브리드차는 판매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또한 올 하반기 출시한 현대차의 ‘캐스퍼일렉트릭’,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 KG모빌리티의 ‘액티언’이 등이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출고가 이뤄지면서 내수에서도 비교적 선방을 했다.

업체별로는 맏형 현대차가 지난달 국내외에서 전년 동기보다 5.3% 감소한 총 33만2963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3.5% 늘어난 5만5805대의 차를 판매했다. 해외에서는 5.0% 줄어든 28만8019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금리로 인한 수요 둔화,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상승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현지 수요와 정책에 적합한 생산·판매 체계를 강화하고 권역별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전년 동월보다 4.5% 감소한 24만9842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로 인한 가동일수 감소, 부품사 파업 등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내수와 해외 모두 전년 보다 판매량이 줄었다. 내수는 3만8140대, 해외는 21만1002대로 전년 대비 각각 13.6%, 2.7% 감소했다.



기아 관계자는 “4분기에는 스포티지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와 더불어, EV3 유럽시장 판매 본격화로 판매 만회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EV4, 타스만 등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 확대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전체 판매량이 증가한 곳은 GM한국사업장이다. 전년 보다 6.6% 증가한 3만8967대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해외는 전년보다 9.1% 증가한 3만7009대, 내수는 25.6% 감소한 1958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GM한국사업장 또한 내수 판매는 전년 보다 부진했지만 수출이 이를 만회하면서 전체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GM한국사업장 관계자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파생모델 포함)가 9월 한 달 동안 전년 동월 대비 14.7% 증가한 총 2만3736대가 해외 시장에 판매되며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KGM과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신차 효과로 내수 판매량 증가가 두드러졌다. KGM은 내수에서 액티언 판매 물량 증대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11.5% 증가한 4535대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43.7% 감소한 3102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20.3% 감소한 7637대에 그쳤다.

르노코리아 또한 지난달 내수 판매는 전년보다 203.5% 증가한 5010대를 기록했다. 지난달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가 3900대 출고되며 실적을 이끌었다. 9월 말까지 그랑 콜레오스의 총 계약대수는 2만562대다.

반면 수출은 부산공장의 노사갈등에 따른 제한적 생산의 영향으로 51.5% 감소한 3615대를 기록했다. 이로써 르노코리아의 9월 한달간 판매량은 총 8625대로 전년 동월 보다 5.3%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