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장병호 기자
2022.04.05 18:15:08
'예술인 권리보장법' 시행 앞두고 있지만
윤 당선인·인수위 언급·논의 전혀 없어
문화예술계 현안 정책화 노력 따라야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인수위가 문화예술계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최근 K팝을 비롯한 대중문화 관계자들과 연이어 만나면서 문화예술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 문화예술계 현안을 언급하지 않은데다 인수위에서도 현안 관련 논의보다 K컬처 지원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서다.
그 중심에 ‘예술인 권리보장법’이 있다. 블랙리스트와 미투 운동 등으로 드러난 문화예술인의 취약한 권리를 보장하고, 문화예술계의 부조리한 관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든 법으로 지난해 제정돼 오는 9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법안이 시행되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전무한 상태다.
정윤희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인수위가 문화산업을 강조하고 있는데, ‘예술인 권리보장법’이 보장하는 예술인의 범위는 순수예술은 물론 문화산업 종사자까지 포함한다”며 법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시행령에 따른 법제적 장치를 만들어야 하는데 인수위가 이를 인식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어렵게 만든 법이 실효성을 갖지 못하게 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정된 ‘공연법’을 통해 법적으로 독립 분야로 인정 받게 된 뮤지컬에 대한 산업적인 지원책 마련도 문화예술계 현안 중 하나다. 그러나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가 지난 4일 진행한 공연계 간담회에는 연극, 무용만 포함되고 뮤지컬은 제외됐다. 한 뮤지컬 관계자는 “공연시장에서 콘서트를 제외하면 뮤지컬의 비중이 가장 크고 고용창출 효과도 높은데 간담회에서 제외된 건 이해가 안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문화예술체육강국’을 내세운 윤 당선인의 문화 분야 공약은 현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을 냉철하게 반추하고 개선하려는 적극적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인수위에서 이런 부분을 보완하지 않는다면 문화예술계의 우려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인수위는 문화예술계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정책화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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