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체칩 정확성과 포괄성 겸비한 신개념 신생아유전체 검사 등장

by이순용 기자
2018.09.10 16:45:01

보령바이오파마·캔서롭 ‘지스캐닝플러스’ 출시 … 30억염기쌍, 1000개질환 조기발견·치료 유도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신생아 유전자 이상을 조기발견해 유전질환 또는 잠재성 고위험 질환을 선별하는 검사로는 처음으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과 염색체마이크로어레이칩(CMA, Chromosomal micro arrray)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이 나왔다.

보령바이오파마와 캔서롭은 기존 신생아 유전자검사 서비스 ‘지스캐닝’의 프리미엄 버전인 ‘지스캐닝플러스’를 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신제품은 기존 CMA 방식의 지스캐닝에 NGS 방식이 추가돼 총 1000여가지 이상의 염색체발달질환을 검사할 수 있다. 지스캐닝플러스는 NGS로 전체염기서열분석(whole-genome sequencing, WGS)을 구현한 신생아 유전자검사 서비스다.

이동하 캔서롭 연구2파트 팀장은 “기존 NGS 검사는 특정 유전자이상 발현 다빈도 구간만 선정해 분석하는 ‘타깃팅’ 방식으로 전체염기서열을 보지 않는 반면 지스캐닝플러스는 분석심도(read depth)를 낮추는 대신 검사범위를 30억 염기쌍(3Gbp)으로 늘려 웬만한 유전자 이상 부위를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기존 CMA 방식으로 예전처럼 1억4400만 염기쌍(144Mbp)을 확연하게 분석하는 서비스도 계속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지스캐닝플러스는 지스캐닝과 비교해 염기서열 분석 범위가 50배 넓어졌고, 발병 예측할 수 있는 유전질환이나 선천성 기형질환은 기존 300개 질환에서 1000개 질환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기존 지스캐닝은 300여가지 DNA중복수변이질환(CNVs, copy number variants)만 검사할 수 있지만 지스캐닝플러스는 아직 학계에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질환까지도 잡아낼 수 있다고 보령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설명했다.

마이크로어레이는 다양한 유전자를 대표하는 탐침(probe)을 유리 슬라이드에 집적해 놓은 DNA칩으로 염기서열 변이를 대량 분석한다. 예컨대 녹색 형광물질이 부착된 피험자의 DNA와 적색 형광물질이 부착된 대조(control) DNA를 칩에 반응시키면 검사대상인 피험자의 DNA가 대조 DNA와 경쟁적으로 탐침에 붙는다. 형광색의 변화 양상으로 미세결실 또는 미세중복, 정상 등을 판별할 수 있다.

캔서롭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염색체의 수적·구조적 이상을 진단하는 마이크로어레이용 유전체칩(BAC DNA칩)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한국인 고유의 박테리아 인조염색체(BAC, bacterial artificial chromosome) 정보를 담은 유전자도서관(gene library)을 확보, 이 중 염색체이상질환과 관련된 유전자를 포함하는 DNA의 주요 부위 1440군데를 선별해 탐침으로 만들었다. 이는 전체염기서열 중 30분의 1(144Mbp)을 커버한다. NGS는 본래 전체염기서열분석(whole-genome sequencing, WGS) 용도로 개발됐다. 유전체 조각을 분해한 다음 증폭시켜 여러 조각을 동시에 읽어내는 게 특징이다. 형광물질로 표지한 DNA 부분을 이미지 처리하면 염기서열 변이 여부를 판독할 수 있다.



보령바이오파마와 캔서롭은 2009년에 지스캐닝으로 신생아 유전자검사 시장을 개척했다. 2016년에 NGS 기반 저가 서비스를 내세운 후발주자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경쟁사들로부터 “CMA 방식의 지스캐닝은 비싸다”는 공격을 받았다.

국내 WGS 서비스 소비자가가 160만~2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저가인 NGS 방식의 신생아 유전자검사 결과의 품질이 의심된다는 게 보령바이오파마와 캔서롭의 입장이다. 다른 회사들의 NGS 기반 신생아 유전자검사 서비스는 200여가지 질환 밖에 선별하지 못해 지스캐닝보다 검사 가능한 질환이 적은데도 단순히 가격만 내세워 과잉 마케팅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보통 NGS 방식 검사결과의 질적 평가는 두가지 기준을 적용한다. NGS 장비를 운용하는 BI(생명공학정보전문가 Bio Informatician)의 숙련도와 축적된 비교분석 데이터 양이 그 기준이다. 지스캐닝으로 진행되는 모든 검사는 다년간 분석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가진 BI들이 분석한다. 또 지스캐닝이 처음 출시된 이래 약 30만건의 국내 신생아 대상 임상 빅데이터를 보유해 검사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약 1000건만 검사 데이터가 쌓이면 제품허가가 나오는 기준을 압도적으로 능가했다는 설명이다.

이동하 팀장은 “기존 지스캐닝의 CMA를 병용해 타깃 시퀀싱(특정 염기서열만 분석)이 아닌 전체유전자서열분석(WGS)를 함에도 지스캐닝플러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독자개발한 유전체 빅데이터 통합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NGS에서 염색체이상이 감지됐는데 CMA에선 지나치거나, CMA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NGS에선 정상으로 판단되는 등 두 염기서열 분석결과가 상반될 경우 종합 분석을 통해 정확한 판정을 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적의 분석심도를 가지고 분석된 결과가 고위험으로 나왔을 경우 핵형분석과 FISH (Fluorescence in situ hybridization: 형광동소보합법)를 이용하여 확진검사도 진행한다”며 “지스캐닝플러스는 합리적인 가격, 높은 검사 정확도, 넓은 검사 범위, 전체 염색체 영역 확진검사 등 네 가지 장점을 동시에 지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