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대포차지?" 경찰 사칭해 차량 가로챈 일당 검거
by김성훈 기자
2017.02.28 16:23:19
대포차 업자에 경찰사칭해 2000만원 상당 차량 가로채
주범 검거과정서 필로폰 투약 혐의 발견해 추가 수사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대포차 판매업자를 상대로 단속을 나온 경찰인 것처럼 속여 차량을 빼앗아 팔아넘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특수절도·감금·공무원자격사칭 등 혐의로 안모(48)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대포차임을 알고도 구매·운행한 엄모(37)씨를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 등은 지난달 23일 오후 11시 20분쯤 인천 간석역 인근에서 만난 대포차 판매업자 최모(35)씨에게 위조한 경찰 공무원증을 보여주며 “대포차 단속을 나왔다”고 말한 뒤 2000만원 상당의 차량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최씨를 경찰서로 연행하겠다며 주민등록증과 휴대전화를 빼앗고 뒷좌석에 강제로 태운 뒤 15분간 감금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범행 8일 뒤인 지난달 31일 훔친 차량을 엄씨에게 600만원에 팔았다. 엄씨는 해당 차량이 대포차인지 알고 있었지만 명의이전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운행했다. 자동차관리법은 차량 운전자가 정당한 사용자가 아니거나 명의이전 등록을 하지 않으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포차 유통범죄 첩보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들이 대포전화를 사용하는 점을 확인, 통화내역 등을 추적해 인적사항과 관련 증거를 특정하고서 대전·경기·여주·수원 등에서 피의자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은 대전의 한 모텔에 묵고 있는 안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어눌한 말투와 행동에 마약투약 여부를 검사한 결과 일명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 양성반응을 확인하고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중고차 직거래사이트에서 알게 된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대포차 판매자들이 경찰의 단속을 두려워한다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차 매매·알선행위 뿐만 아니라 운행만으로도 처벌받는 만큼 대포차를 유통·운행하는 행위에 주의하고 수사관의 소속 관서 등을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