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4월 CPI 전년비 7% 상승…근원물가 상승 '주춤'
by장영은 기자
2023.05.02 18:49:29
전월(6.9%)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근원물가 상승세는 둔화
"인플레 여전히 심각"… ECB 긴축 보폭 두고 전망 엇갈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소폭 늘었지만 근원물가 상승세는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이틀 앞두고 나온 물가 지표다.
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지난 4월 전년동기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0%(속보치)였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는 로이터가 사전에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와 일치하며,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6.9%)에 비해 소폭 증가한 수치다.
다만, 식품과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월 7.5%에서 7.3%로 둔화했다. 여기서 술과 담배를 제외한 소비자 물가는 3월 5.7%에서 4월 5.6%로 상승폭이 줄었다.
가공식품과 주류, 담배의 물가 상승률도 14.7%로 전월대비 둔화했다. 로이터는 ECB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식품 가격 상승세 둔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유로존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10월 10.7%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11월 10.1%를 기록하는 등 두 자릿수대로 치솟다가 작년 12월에 9.2%로 한 자릿수대로 내려왔다. 이후 올해 1월(8.6%), 2월(8.5%), 3월(6.9%)로 석 달 연속 둔화세를 지속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소폭 다시 반등하긴 했으나 근원물가는 상승폭은 줄면서 ECB가 이번 달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는 기준 금리 인상 폭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CB는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대에 맞추기 위해 강력한 긴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린 이후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았고 지난해 12월, 올해 2월과 3월 회의에서 모두 ‘빅스텝’(0.5% 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 갈하우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등은 ECB가 이미 금리를 충분히 인상했다며 이번 달에는 조금 더 신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사벨 슈나벨 ECB 정책위원을 포함한 강경파들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고 있어 목표치인 2%를 상회할 위험이 있다며 0.5%포인트 인상을 선택지에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