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블록버스터 신약 탄생 위해선 메가펀드 조성 필요”

by왕해나 기자
2021.05.26 18:47:35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약·바이오산업 진단과 이해’ 세미나
허경화 대표 “민관 컨소시엄 구성해 역량 집결해야”
이삼수 대표 “의약품 품질 고도화 필요…1+3 제한 시행해야”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블록버스터 신약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후기 개발에 집중 투자하는 메가펀드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6일 ‘제약·바이오산업 진단과 이해’라는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허경화 KIMCo(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대표 ‘K-블록버스터 신약 탄생 가능한가’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후기 개발로 갈수록 대규모 자본과 긴 개발 기간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정부 지원과 민간 펀드는 초기 임상에 집중돼 있어 큰 자금에 들어가는 후기 임상 개발에 대해서는 자금 투입이 제한적이며 기업들의 투자 규모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허경화 KIMco 대표가 K-블록버스터 신약 탄생을 위해 필요한 조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줌 캡쳐)
그러면서 “임상시험은 10년이 넘는 기간과 큰 자본을 필요로 한다”며 “1상에서 2상, 2상에서 3상으로 갈수록 성공 확률이 떨어지는 죽음의 계곡을 넘어야 하며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기 때문에 더 많은 자금을 가지고 더 좋은 파이프라인을 발굴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정부지원, 민간펀드, 제약기업 등의 민관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유럽의 IMI,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을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후기 임상 비용 등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대형 메가펀드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혁신성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선별해 신약 국가대표 후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투자자와 전문가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운용함으로써 리스크를 분산한다면 효율성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각자도생은 아직 이르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역량을 집결한다면 충분히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만들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제약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삼수 보령제약 대표도 연사로 나서 ‘한국의 의약품 생산 역량의 현주소’라는 주제로 한국의약품 제조 역량의 제고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대표는 국내 제약산업의 약점으로 너무 많은 공장과 품목 및 인력 부족, 다품종 소량 생산, 잘못 지은 낡은 공장, 통계적 사고 부재, 제품 개발 시 자료 부실 등을 꼽았다.

이삼수 보령제약 대표가 국내 의약품 제조 역량 제고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줌 캡쳐)
이 대표는 “공장이 500개이면 공장장은 500명, 품질 및 제조 책임자는 1000명이 필요하며, 공장 당 핵심 인력을 10명씩만 잡아도 5000명인데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인재를 육성해왔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제조 역량 제고를 위해서는 “전 항목에 대한 위탁시험을 재검토하고 미국에서 시행 중인 품질 관리 시스템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며 “설계기반 품질고도화(QbD)의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제품 공정 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제조 경험이 많은 사람을 품질관리를 맡겨야 한다”면서 “회사상황에 맞는 품질관리 조직 운영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제네릭 제품의 허가가 너무 쉽게 이뤄지고 있다“며 ”공동생동 1+3 제한을 빨리 시행해 품목 수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