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계영 기자
2020.04.22 16:36:58
정유4사, 올 1분기 영업적자 3조원 전망
세금 납부 유예에 비축시설 대여료 인하 등 조치
"2분기 더 안 좋을 수도"…세제 등 추가 대책도 논의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정유 4사가) 올해 1분기 3조원 이상 적자 날 정도로 업계 상황이 최악입니다.” (김효석 대한석유협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22일 열린 간담회에서 정유업계 대표는 한 목소리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세제를 비롯한 근본적 문제를 해소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서울 서린동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간담회엔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와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 류열 에쓰오일(S-OIL(010950)) 사장 등 정유 4사 대표가 총출동했다. 연초 에너지업계 신년인사회 이후 석 달 만에 공식적으로 한 자리에 모인 이들 표정은 밝지 못했다.
정유사 수익성을 좌우하는 지표인 정제마진은 지난해 말부터 마이너스(-)를 맴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휘발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영비 등을 뺀 값인 정제마진은 지난해 11월 이후 국내 정유사 손익분기점인 4달러대를 밑돌고 있다. 4월 현재 배럴당 -0.7달러에 불과하다. 생산할수록 외려 손해다보니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는 정제공장 가동률을 최저 80%대까지 낮췄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임원은 급여 일부를 반납하기도 했다.
더욱이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석유 수요마저 줄고 있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수요 20%가량을 차지하는 항공유는 팔 곳을 잃었다. 이동 제한 조치 등으로 휘발유, 경유 등의 수요도 감소했다. 올해 세계 원유 수요 20%가 줄 것이라는 세계에너지기구(IEA) 전망이 나올 정도다.
국제유가는 마이너스에 진입하며 국내 정유사의 재고 평가손실도 수천억원대를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55.9달러 하락한 -37.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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