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고는 싶은데…봄축제 알리고 고심하는 지자체
by강경록 기자
2022.04.21 23:18:43
2년만에 되살아나는 지자체 봄축제
18일 이후 너도나도 봄축제 개최 알려
축제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모자라
전문가 "지자체 축제 쏠림현상 등이 문제"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코로나19로 멈췄던 봄축제를 2년만에 준비하던 지자체들이 난관에 부딪혔다.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봄축제 소식을 알리면서 쏠림현상도 심각해지면서 축제 운영사 선정 등의 난관에 봉착했다.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일부 축제 기획사와 이벤트 회사 등이 문을 닫거나 업종 전환을 해 각 지자체마다 축제 운영사 모시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축제 비용까지 늘어나면서 축제 준비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역경제의 한축을 맡았던 지역축제도 마찬가지였다. 각 지지체와 단체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줄줄이 지역축제와 행사를 취소하거나 잠정 연기했다. 이에 각 지자체가 예정했던 축제와 행사들은 대폭 축소되거나 비대면 행사로 전환되는 등 ‘자중모드’로 조심스러운 행보를 가졌다.
최근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18일부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면서다. 지자체들은 그동안 취소하거나 축소했던 봄축제를 서둘러 개최하겠다며 나서고 있다. 오재열 한산모시축제 총감독은 “코로나19로 무너진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지역 축제를 개최하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 해제하면서 지역민의 축제 개최 요구도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6월 초 예정된 지방선거와 지난 2년간 황폐화된 지역경제도 지역 축제를 빠르게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봄축제 쏠림현상도 심각해지고 있다. 4월 중순부터 6월초까지 수백개의 봄꽃축제와 먹거리, 전통문화 축제가 줄줄이 열린다. 강원도의 대표축제 중 하나인 춘천마임축제는 다음달 22일부터 19일까지 개최를 확정했다. 강원도 영월의 대표 역사문화축제인 당종문화제도 29일부터 3일 동안 온·오프라인으로 열린다. 강릉단오제도 5월 30일부터 6월 6일까지 남대천 행사장에서 정상 개최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대부분의 연례 프로그램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릉단오제의 시작을 알리는 신주미 봉정은 이미 13일부터 시작됐다.경북 문경의 찻사발축제도 오는 30일 열린다. 내달 8일까지 문경새재 야외공연장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9일간 개최된다. 내달 5일부터는 경북 영주의 영주선비문화축제와 경북 고령의 고령대가야축제가 어린이날에 맞춰 개막하고, 5월 6일에는 경북 성주의 참외페스티벌도 개막한다
축제 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도 지자체의 고민이다. 오재열 총감독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과 해제로 너도나도 봄축제를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축제 비용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라면서도 “코로나19로 일부 축제 기획사와 이벤트 회사들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 축제를 감당할 숭 있는 업체 또한 찾는게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축제는 공연·전시 등 이벤트 산업의 종합판이다. 작은 지역 축제 한번에 들어가는 돈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들어가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각 지자체가 봄과 가을 기간에 너도 나도 열면서 경쟁이 심해졌다. 갑자기 늘어난 지역 축제에 축제 기획사나 이벤트 회사들도 여기저기 불려다니기 다반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축제 비용도 ‘부르는게 값’이라고 할 정도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일부 축제 전문 기획사나 이벤트 회사가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거나, 업종을 전환한 것도 경쟁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다.
여름축제인 장흥물축제를 준비중인 전남 장흥의 한 공무원은 “아직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축제 준비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그늘막이나 대형텐트 임대료나 경호 인력 등의 인건비가 많이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들은 축제를 당분간 취소하거나 비대면으로 여는 방식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충북 옥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옻축제를 비대면으로 개최하기로 결정했고, 경남 산청의 황매산 철쭉제도 올해도 개최하기지 않기로 결정했다. 산청군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이어져 축제를 부득이 취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