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벤처붐 불씨 살리나…민관 마중물 붓기 '총력전'

by권오석 기자
2019.07.25 15:46:47

제2벤처붐 및 혁신성장 위해 민·관 나란히 ''마중물 붓기''
올 상반기 벤처투자 1.9조원 사상 최대… 중기부, 예비유니콘 지원 등 마련
VC협회 등 모여 ''민간 VC협의회'' 발족해 투자 우수 사례 발굴도

박영선(왼쪽) 중기부 장관과 백경호 기술보증기금 이사가 지난 11일 강남 마루180에서 열린 ‘유니콘기업 육성 토크콘서트’에서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사진=중기부)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의 일환으로 내세운 ‘제2 벤처붐’ 확산을 위해 민·관에서 다양한 정책과 지원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마중물을 붓고 있다. 그간 정부는 공정경제·소득주도성장에 더해 혁신성장을 경제정책 3대 축으로 설정, ‘벤처 창업 부활’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한편, 민간 영역에서도 엑셀러레이팅(AC) 등을 제공하면서 제2 벤처붐 분위기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액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면서, 일각에선 제2 벤처붐 확산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 동향은 산업 활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주요 지표다. 지난 18일 중기부의 상반기 벤처투자 동향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 투자액은 1조 8996억원으로, 2014년 이후 상반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상승세면 올 한해 전체 투자액은 4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는 기술보증기금과 함께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서 성장 가능성이 돋보이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제도를 도입, 총 13개 기업들이 재무성과와 상관없이 최대 100억원까지 스케일업 자금을 지원 받게 됐다. 이들은 시장검증·성장성·혁신성 등 3개 조건을 충족한 기업으로, 올해 1000억여원 규모로 시범 운영을 실시한 후 내년도에 사업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중기부는 민간(전문엔젤·액셀러레이터)이 자체적으로 투자한 유망 창업 초기기업을 추천하면, 기술보증기금이 투자액의 2배까지 보증하고 보육·투자 등 단계별 지원을 제공하는 ‘엔젤플러스(+) 프로그램’도 이달 초부터 실시했다. 특히, 별도 보육기능이 없는 전문엔젤이 투자한 기업에게는 기술보증기금의 벤처캠프에 우선 입소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 전문 액셀러레이터와 매칭돼 3개월간 집중 인큐베이팅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사진=금융위원회)
중기부 뿐만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벤처붐 열기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여신금융협회, 기업은행 등 8개 민간 투자기관들이 모여 ‘민간 벤처투자협의회’를 새로 구성했다. 국내 전체적인 벤처투자 현황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통계 정보를 만들기 위해서다. 중기부가 공식 발표하는 통계와 다르게, 당국이 파악하지 못했던 다양한 기구들의 투자 현황까지 꼼꼼하게 체크해 집계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해당 협의회는 반기별(연간 2회)로 개최, 통계 작성은 물론 우수 기업을 발굴해 투자한 구체적인 성과까지 함께 발표하면서 ‘발굴→투자→성장’의 선순환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사례도 있다. 내년 5월 문을 열 마포혁신타운 ‘프론트원(FRONT1)’의 경우 금융위원회가 사무실 조성과 금융 지원 등을 제공하고, 디캠프 등 민간 전문 VC·AC들이 파트너십을 구축해 운영 전반을 도맡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보증기금의 옛 마포사옥을 리모델링하는 이곳은 지상 20층(연면적 3만 6259㎡) 규모로, 향후 300개 스타트업과 금융지원 기관이 입주하는 창업 지원 플랫폼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산과 기업 운영 경험이 전무한 창업 초기 기업들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규제 완화 등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개선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