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소회 밝힌 박성택 회장… “1회성 정책보다 지속가능성 고민해야”

by김정유 기자
2018.12.18 15:59:36

박성택 중기중앙회장, ‘송년 기자간담회’ 개최해 정부 정책 꼬집어
‘선시행 후보완’ 방식 정책 문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해법 찾을 수 있어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4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현재 중소기업 지원 정책은 반(反)시장적 정책이 많습니다. 1회성으로 도와주는 정책보다 지속가능한 정책인지를 고민해야할 시점입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장에서 해야할 역할과 정부·사회복지 측면에서의 역할을 세부적으로 설계해야 시장이 살고 서민들도 살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내년 2월 임기를 마치는 박 회장은 2015년 선거를 통해 중기중앙회장으로 취임, 그간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연대보증·약속어음 단계적 폐지 △소기업 공동사업제품 우선구매제도 활성화 △하도급법 개정 △종합청렴도 평가 2등급 달성 등에서 성과를 남겼다는 평가다.

이날 박 회장은 중기중앙회장으로서 느낀 지난 4년간의 소회를 가감없이 전달했다. 그는 “그간 정부가 정책 추진에 있어 ‘선(先)시행 후(後)보완식’으로 하다보니 사회적 비용 지출이 많았던 것”이라며 “앞으론 (정부가) 치밀하고 신중하게 정책을 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최저임금 인상의 경우도 목표치를 정해 올리는 것도 좋지만 시장이 감당할 여유를 너무 벗어나게 목표치를 정한 것이 문제”라며 “지금 정책을 보면 시장에서 할 일을 외부에서 하는 등 서로 역할과 하는 일들이 뒤섞여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모든 주체가 기본으로 돌아가야 현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잡하게 돌려보면 현상의 본질을 보지 못한다. 정치권, 정부, 기업 등이 모두 기본으로 돌아가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현재 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경우도 여전히 반시장 성격이 강하다. 1회성에 그치는 게 아닌, 지속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중기중앙회장 취임 전 박 회장은 한국경제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중기중앙회장이 되고 중소기업과 한국경제의 면면을 들여다 본 후 그의 전망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박 회장은 “한국경제 잠재력을 봐서 낙관적으로 미래를 생각했었지만 4년간 들여다보니 모든 것이 시스템의 벽에 막혀 있었다”며 “한국경제 전망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박 회장은 “단순 소득주도 성장이 아닌, 가처분 소득(개인이 자유롭게 소비 또는 저축으로 처분할 수 있는 소득)주도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에너지·통신·전력·교육·주거비 등 우리나라의 사회적 비용은 선진국들보다 더 높게 올려놨는데 이는 현실적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인 나라가 인건비를 5만 달러 선진국들과 똑같이 올리면 제대로 경쟁할 수 없다”며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에 맞는 가처분 소득이 확립돼야 한다. 인건비만 올려봤자 시장과 개인이 모두 못 쫓아오는 상황이 펼쳐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