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사태에 숨 죽인 비트코인, 9만1000달러 아래로
by이정훈 기자
2026.01.20 16:55:29
비트코인 9만990달러까지, 이더리움 3120달러 언저리에
트럼프 ‘그린란드 관세’에 EU도 보복관세로 맞불, 긴장 고조
트럼프 다보스포럼 특별연설, 구조화법안 논의 경과에 주목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갈등이 계속 이어지면서 가상자산시장도 숨 죽이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9만5000달러에 머물러 있던 비트코인 가격은 어느새 9만1000달러까지 깨고 내려가 있는 상황이다.
20일 가상자산시장 데이터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4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1.7% 가량 하락하며 9만990달러 수준으로 주저 앉았다. 이더리움도 24시간 전에 비해 3.2%나 하락하며 3120달러 언저리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린란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파병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에 대해 오는 2월 1일부터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6월 1일에는 이를 25%로 인상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이번에는 EU가미국의 이른바 ‘그린란드 관세’에 대한 보복 관세를 다음 달 7일부터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로프 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EU가 지난해 마련해 보류 중인 930억유로(원화 약 160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 관세 유예 기간이 “2월 6일에는 자동으로 효력이 상실된다”며 그 다음 날부터 관세 부과가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U는 작년7월 미국산 상품 수출에 적용되는 관세 패키지를 승인했지만, EU 집행위원회가 미국과 무역 합의를 타결하고 관세율을 15%로 낮추기로 하면서 관세 패키지 시행을 6개월 간 유예한 바 있다.
이번 그린란드로 인한 양측의 갈등이 자칫 전면적인 무역 전쟁으로 번질 경우 세계 경제에 대해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가상자산시장에서도 매물이 나오고 있다.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24시간 기준으로 2억8000만달러 어치 선물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세이머 한스 XS닷컴 선임 애널리스트는 “혼란스러운 지정학적 리스크와 거시(매크로) 불확실성을 회피하고자 하는 니즈가 차익실현 매물과 맞물리면서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선물시장에서의 강제 청산 규모가 아직 크지 않은데다 시장 내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고 있는 만큼 이런 악재들로 인한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각 국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이 모인 다보스포럼에서 나올 발언이나 이벤트가 가상자산시장에도 변동성을 키울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 연설이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21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같은 날 밤 10시30분)에 시작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란 반정부 시위 사태, 베네수엘라 사태, 미국 국민의 생활비 경감 대책 등 여러 사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모두 시장을 뒤흔들 만한 큰 요소로 꼽힌다.
아울러 가상자산 시장구조화법안(클래리티 액트) 절충안도 관심사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리는 시장구조화법안에 대한 논의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미국 주요 은행 경영진들과 어떻게 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기업과 은행 모두에게 공정한 경쟁의 장을 열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