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위 폐막…'금강산' 등 26건 세계유산 새로 등재

by장병호 기자
2025.07.17 15:00:15

''반구천의 암각화'' 등 국가유산 이름 올려
캄보디아 ''킬링필드'' 현장도 세계유산으로
''군함도'' 日 약속 이행 점검 제안 무산돼
韓, 日 근대산업시설 권고 이행 필요성 강조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가유산청은 지난 6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세계유산위)가 한국의 ‘반구천의 암각화’, 북한의 ‘금강산’을 포함한 26건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며 16일 폐막했다고 17일 전했다.

지난 6~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사진=국가유산청)
이번 세계유산위에서는 △문화유산 21건 △자연유산 4건 △복합유산 1건 등 총 26건의 유산이 세계유산 목록에 이름을 새로 올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은 170개국 총 1248건(문화유산 972건, 자연유산 235건, 복합유산 41건)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자문기구로부터 보류, 반려, 등재 불가 권고를 받았던 15건의 유산 중 11건이 세계유산위에서 등재 결과를 받았다. 아랍에미리트의 ‘파야 고고경관’은 등재불가 판정을 받았으나 세계유산위에서 등재가 최종 승인됐다. 네팔의 ‘틸라우라콧-카필라바스투, 고대 샤카 왕국의 고고유적’ 등 4건은 자문기구의 권고에 따라 세계유산 등재가 보류되거나 반려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반구천의 암각화’, ‘금강산’ 등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이 중 ‘금강산’은 북한 최초의 복합유산이자 세 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번 세계유산위에서 유일하게 등재된 복합유산이기도 하다. 중국의 ‘서하 황릉’, 인도의 ‘마라타 군사경관’ 등 총 10건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등재됐다.

12일(한국시간)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17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중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국보). (사진=국가유산청)
파나마는 이번에 새로 등재된 ‘식민지 시대 지협 횡단 경로’가 기존 ‘비에호의 고고유적과 파나마 역사지구’ 세계유산과 통합, 등재됐다. 캄보디아의 ‘캄보디아 기념지: 억압의 중심에서 평화와 성찰의 장소로’ 세계유산은 ‘킬링필드’로 잘 알려진 집단학살의 아픔을 기억하는 평화교육의 공간으로 관심을 받았다.

신규 등재 외에 기존 등재 유산인 모잠비크·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시망갈리소 습지공원-마푸토 국립공원’과 라오스·베트남의 ‘퐁냐케방 국립공원-힌남노 국립공원’은 유산 경계 변경이 승인됐다.



이번 세계유산위에서는 총 248건의 유산 보존 상태가 보고됐으며, 분쟁, 기후변화, 외래종 유입 등 다양한 위협이 제기됐다.

이집트의 ‘아부 메나 그리스도교 유적’, 리비아의 ‘가다메스 옛 시가지’, 마다가스카르의 ‘아치나나나 열대우림’은 국제사회의 기술 및 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보존상태가 개선돼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목록’에서 해제됐다. 반면 우크라이나, 시리아, 예멘 등 분쟁지역의 유산은 여전히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평가했다.

보존 의제가 제기된 유산에는 조선왕릉도 포함됐다. 세계유산위는 조선왕릉에 관한 보존상태보고서를 제출받고 2년 뒤 열릴 제4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일본이 2015년 조선인 강제징용 사실 공표를 약속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한 군함도(하시마). (사진=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현장인 하시마(군함도) 등을 201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일본 정부가 조선인 강제징용 사실을 제대로 알리겠다고 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점검하는 것을 이번 세계유산위 안건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일본의 반대로 표결 끝에 의제로 올리지 못했다.

다만 한국 정부는 지난 15일 보존의제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문제 관련 지속적인 권고사항 이행을 위한 노력의 필요성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한 위원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이번 세계유산위에서는 2026년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도시와 국가를 대한민국 부산으로 선정했다. 국가유산청은 성공적인 세계유산위 개최를 위해 관련 부처, 지자체 등과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