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실적 3조원 초반대로 '휘청'…"잘될 일만 남았다"

by배진솔 기자
2021.04.29 16:46:36

1분기 영업익 3조3700억원…6분기 만에 최저치
모바일·PC 수요 등 메모리 강세에도 美 오스틴공장 피해액
2분기 오스틴 공장 '완전 정상'…평택 2라인 양산 시작
본격적인 '슈퍼사이클' 기대…수요 견조·가격 상승세 지속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이 모바일과 퍼스널 컴퓨터(PC)용 메모리 수요 강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의 피해로 3조원 초반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3분기 이후 6분기 만에 최저치다.

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본격적인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올라타면서 반도체 부문이 실적 견인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증가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해 하반기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평택 2라인을 본격 가동하고 차세대 제품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방인권 기자)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조37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8% 줄었다. 지난 2019년 3분기 3조500억원을 기록한 이후 6분기만에 최저치에 해당한다. 매출은 19조1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회사 측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모바일과 노트북 PC 수요의 강세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첨단공정 전환과 신규 라인 초기비용 증가, 낸드 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 콜(전화 회의)를 통해 미국 텍사스 오스틴 지역의 파운드리 공장 피해액을 직접 밝히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악화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승훈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전무는 컨퍼런스콜에서 “오스틴 지역의 정전으로 반도체 웨이퍼 생산 차질이 발생했으며 피해 규모는 웨이퍼 총 7만1000장 정도”라며 “이는 3000억∼400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단 이후 단계적으로 복구에 주력해 지난달 31일을 시점으로 생산 가동률이 90%에 도달했고 현재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시스템LSI 사업도 파운드리 생산 차질의 영향을 받아 실적이 정체했다. 1분기 주요 고객사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모바일 SoC, 이미지센서 등의 공급이 증가했으나 파운드리 부족으로 모바일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다만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는 스마트폰과 PC 판매 호조로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견조한 수요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D램의 경우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판매가 확대되면서 비수기임에도 주문이 밀려들었다. PC는 부품 공급 부족 영향이 일부 있었으나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1인 1PC 트렌드가 확산되며 수요 강세가 지속됐다. 서버는 신규 서버 CPU(중앙처리장치) 채용 확대에 따라 D램 탑재량이 증가했고 데이터센터용 수요도 견조해 전분기 대비 수요가 소폭 상승했다.

낸드는 모바일에서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견조한 수요를 보였다. 서버 솔리드스테이트디바이스(SSD)에서는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가 재개됐고, 소비자용 SSD도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을 위한 노트북용 수요가 많았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오스틴 공장의 완전 정상화와 파운드리 평택 2라인 양산을 시작으로 하반기 공급 확대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또 차별화된 패키지 솔루션을 준비해 기술 리더십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파운드리 부문에선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3나노미터(nm·10억분의 1m) 2세대 공정 개발 착수에 나섰다. 또 시장 확대를 위해 14나노·8나노 RF(무선통신) 공정 개발을 완료하는 등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 평택 2라인 본격 가동으로 첨단공정을 증설하고 글로벌 고객 확대와 응용처 다변화로 미래 성장 기반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파운드리 생산 차질 영향을 받아 부진했던 시스템LSI에서도 파운드리사업부와 협력을 강화한다. 또 외주 파운드리를 활용해 칩 공급 능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탄력적인 가격 정책을 통해 성장세를 유지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2분기에는 본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 영향에 올라탈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메모리 수급 전망에 대해 “메모리 가격은 1분기 턴어라운드에 이어 2분기에도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며 “증가하는 수요를 고려하면 가격 상승폭은 더 커질 것이다. 업계 전반의 공급망 증가 여력이 제한적이어서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분기 D램은 5G 시장 확대와 고용량화 덕분에 수요가 계속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서버용, 클라우드용, PC용 등 전 제품 군에서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5나노 D램 등 첨단공정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고 적기에 제품을 판매해 원가 경쟁력과 시장 리더십 강화를 지속할 계획이다. 낸드 부문에서도 삼성전자는 8테라바이트(TB) 이상 고용량 SSD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업계 유일의 싱글 스택 128단 6세대 V낸드 512Gb 전환을 가속화해 기술 리더십과 원가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