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메이디, 도시바 가전 5400억에 인수..'글로벌 경쟁력 강화'
by김대웅 기자
2016.03.31 16:04:59
도시바 가전 자회사 지분 81% 5472억에 인수
"도시바 브랜드 및 기술력 활용해 세계시장 공략"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의 ‘가전 공룡’ 메이디(美的)가 일본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도시바 가전사업 부문을 537억엔(약 5472억원)에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메이디는 도시바의 노하우와 인지도를 활용해 글로벌 가전업체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메이디는 도시바의 백색가전사업 자회사 ‘라이프스타일 제품&서비스’(TLSC) 지분 81.1%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신화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분 양도는 오는 6월 30일에 이뤄지며 나머지 19.9%는 도시바가 보유한다.
이에 따라 전자왕국 일본을 대표하던 샤프와 도시바가 모두 중국계 자본으로 넘어가게 됐다. 그러나 TLSC는 앞으로도 도시바라는 브랜드 이름으로 냉장고와 세탁기, 청소기 등 다른 내수용품을 제조하고 판매하게 된다.
메이디는 이번 인수를 통해 도시바 브랜드를 전세계에서 40년 동안 사용할 권한과 5000여개에 달하는 가전 관련 각종 기술특허를 확보하게 됐다. 또 일본, 중국, 동남아 시장 등에 포진해 있는 도시바의 판매 채널과 생산기지를 고스란히 얻게 된다. 중국 하이얼(Haier)에 이어 전세계 백색가전 시장 점유율 2위(4.6%)인 메이디는 이번 인수를 통해 국제적 경쟁력을 한 단계 향상시킨다는 각오다. 쟁점이었던 고용 승계 문제는 메이디가 TLSC의 모든 직원을 고용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메이디는 특히 확충된 판매망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도시바의 높은 생산 기술과 메이디의 공급망 및 대규모 생산 경험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시바는 현재 일본, 동남아, 중동 시장에서 높은 영향력을 보이고 있고 가전 분야에서 직원 약 5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에 10억달러(약 1조1430억원)를 기록했다.
메이디는 지난해 매출 210억달러(약 24조30억원) 가운데 해외 매출이 80억달러로 약 40%에 달해 관련업계에서 해외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이다. 팡홍보(方洪波) 메이디 회장은 “도시바와의 협력이 메이디 세계화 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68년 중국 광둥성에서 설립된 메이디는 전세계적으로 200여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9개 사업부문에 직원이 10만명에 달한다. 현재 메이디를 이끌고 있는 팡 회장은 평사원으로 시작해 17년 만에 그룹 최고 지위에 올라 ‘전설’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에어컨과 세탁기에 강한 메이디의 장점을 살려 해외 시장에서 판로를 넓히기 위해 이번 도시바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