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1심 ‘무죄’…檢 “항소 검토”
by박정수 기자
2024.02.05 18:45:39
자본시장금융투자업 법률 위반 혐의 무죄
거짓공시·회계부정 혐의도 무죄 판단
法 “범죄 증명·증거 부족”…기소 후 3년5개월만
檢 “법리 판단 분석해 항소 여부 결정”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가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검찰이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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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이재용 회장 등 사건 1심 판결에 대해 “사실인정과 법리판단을 면밀하게 검토·분석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지귀연·박정길)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 등에게 “검찰의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회장과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등 삼성전자 전·현직 임직원들 역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지난 2015년 이뤄진 제일모직(삼성에버랜드)의 삼성물산(028260) 합병 과정에서 조직적인 부정거래행위와 시세조종 등 위법이 있었는지 여부다. 위법 행위가 결국은 삼성 총수 일가의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획·실행됐는지가 핵심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합병은 시장에서 오래 전부터 예상하고 전망하던 시나리오 중 하나로 미전실이 지배구조 재편을 위해 검토하던 다른 여러 검토 방안 중 하나”라며 “합병 추진 결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 따르면 삼성물산과 삼성물산 주주 이익 의사가 도외시된 바 없고 성장 정책 위기 극복 과정에서 경영진과 미전실 협의를 통해 이 사건 합병을 실질적으로 검토해 추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미전실과 공모해 삼성물산 주가를 고의로 낮추는 반면 제일모직 주가를 높여 결과적으로 이는 제일모직 대주주였던 이 회장에게 유리하게,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검찰의 판단은 사실관계가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승진하던 시기 완성된 ‘프로젝트-G’라는 문건에 대해서는 “기업집단 차원에서 계열사 지배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거나 효율적으로 합리적 사업 조정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프로젝트G는 이건희 회장 사망 시 막대한 상속세 납부에 따른 지분 감소, 상속에 따른 지분 변화, 순환출자에 따른 외부 지분율 변화를 상정하고 다양한 것을 검토한 보고서일뿐 검사의 주장처럼 대주주 이익을 위한 약탈적 불법 내용을 가진 승계 계획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선고 후 이 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번 판결로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고 생각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미래전략실 주도하에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계획·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회계 부정·부정거래 등을 저지른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검찰은 이 회장과 미래전략실이 삼성물산에 불이익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합병을 결정하고 합병 단계에서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시세 조종, 거짓 공시 등을 주도했다고 보고 앞서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앞서 이 회장은 최후 변론에서 “제 지분을 늘리기 위해 다른 주주분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은 맹세코 상상조차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함께 기소된 임원들에 대해서는 “법의 엄격한 잣대로 책임을 물어야 할 잘못이 있다면 그건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