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安, 단일화 무산…29일 투표용지 인쇄전 합의로 목표 수정
by송주오 기자
2021.03.18 17:26:34
18일 오후 실무진 만났지만 결국 접점 찾기 실패
유·무선 비율 두고 양측 의견 팽팽히 맞서
협상 결렬로 양측 감정싸움도 격화…단일화 협상은 지속
29일 투표용지 인쇄전까지 협상 타결 시도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결국 무산됐다. 두 후보는 서로의 제안을 수용하며 협상 타결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실무팀 선에서 접점을 찾는 데 실패하면서 협상 결렬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양측은 애초 목표였던 19일 단일 후보 발표를 미루고 투표용지 인쇄일 전까지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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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단일화 협상팀은 18일 오후 만나 협상에 나섰으나 의견 차이만 확인한 채 물러났다. 양측은 오전, 오후 가리지 않고 협상을 지속했지만 합의점 마련에 번번이 실패했다. 쟁점은 여론조사의 유·무선 비율이다. 오 후보 측은 여론조사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10%가량의 유선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반해 국민의당 측은 무선 100%를 주장했다.이에 따라 양측은 19일 각자 후보 등록에 나선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양측의 협상 타결 분위기가 감지됐다. 오 후보가 여론조사 1곳에서 경쟁력 조사를, 다른 1곳은 적합도 조사를 하자고 제안한 것을 안 후보가 수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안 후보 측은 오 후보의 제안은 무선 100%를 전제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공동 주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안 후보의 수용 발표 내용 중에) 유선전화 10% 를 포함하는 것과 관련한 언급이 없었다”며 국민의당 측의 오해를 지적했다.
협상 결렬은 양측의 감정싸움으로 비화하고 있다. 안 후보는 협상이 무산된 직후 입장문을 내 오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제가 단일화를 위해 오 후보의 제안을 전격 수용하고, 오 후보도 제 수용을 환영한다고 해서 막판 단일화를 기대했는데 만나보면 현실은 영 딴판”이라며 “오 후보께서 당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바꾸시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다. 매번 후보와 당의 입장이 다르면 협상이 진척될 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전날 안 후보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상왕’이라고 표현하며 단일화 협상이 지체되는 원인으로 꼽은 바 있다. 이날 재차 이같은 주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오 후보는 안 후보의 이런 주장에 “그런 말(상왕)은 도리가 아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결과적으로 이간질하는 말을 하는 셈이 된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러면서 “안 후보께 결례되는 표현이지만 국민의당은 사실상 1인 정당, 사당이다”며 “본인이 서울시장 출마한다면 그냥 당에서 수용하는 체제지만 국민의힘은 공당이다. 제가 아무리 대표 선수라지만 무슨 사안이든 협의하는 게 도리”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당사자인 김 위원장은 안 후보를 향해 “정신이 좀 이상한 것 같다”며 분노를 터트렸다.
양측은 감정의 골이 깊어졌지만 단일화 협상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차 목표였던 19일 단일 후보 발표는 물 건너간 상황이다. 양측은 다음 목표로 투표용지 인쇄일 전인 29일을 잡았다.
오 후보는 “혹시 각자 등록을 해도 단일화 협상은 계속될 테고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보고 쟁점은 몇 개 남은 상황이니 2~3일 내에라도 단일화될 것 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일화 달성 의지를 드러냈다.
안 후보는 오 후보와의 담판을 다시 한 번 제안했다. 그는 “저는 과감하고 대승적으로 담판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오 후보도 당도 서로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국민 앞에 책임 있는 모습으로 나서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