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與野 “권력기관 개혁 박차” vs “정권보위 얼굴마담”

by이정현 기자
2020.12.30 17:24:17

30일 신임 공수처장 지명 놓고 여야간 설전
민주 “공정·중립 공수처 기대, 권력기관 개혁 제도화 박차”
국민의힘 “일방적 법안 개정해 秋 대신할 꼭두각시 세워”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에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지명하며 공수처 출범이 가시권에 들어갔으나 여야간 갈등 구도는 거세지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권력기관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검찰개혁 의지를 확인한 반면 국민의힘은 후보자 추천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신임 공수처장이 지명되자 권력기관 개혁 제도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예고했다. 신영대 대변인은 논평에서 “공정하고 중립적인 공수처를 기대한다”며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포함한 공수처 출범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할 것이며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할 수 있도록 권력기관을 개혁할 것”이라고 했다.

신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에 ‘친문 청와대 사수처장’이라 표현하자 “수구 세력의 비리 카르텔을 지키기 위한 근거없는 비난”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야당이 공수처 출범을 방해하는 것은 박근혜 정권의 엘시티 사건, 박덕흠, 전봉민, 이주환 의원과 같은 권력을 이용한 비리 의혹과 윤석열 총장의 각종 비리 의혹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 역공 펼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법적 대응을 불사하며 반발하는 중이다.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제도)을 통해 법을 만들었지만, 사법개혁특위에서 180일을 채우지 않았으며, 야당의 거부권을 한 번도 시행해 보지 않은 채 박탈해가는 법을 일방적으로 개정했다는 주장이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야당 동의없이 불가능하다던 문 대통령이 날치기 의결된 공수처장 후보를 지명했다”며 “대통령이 지시한 임무를 완수하고 떠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후 새로운 방패막이이자 꼭두각시를 세우려는 것”이라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 박민식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는 “김 후보자가 수사경험이 없다”며 “횟집 칼잡이도 어깨 너머 3년은 배워야 한하는데 얼굴마담 공수처장이 아니냐”며 비판했다. 그는 “그냥 눈만 껌벅껌벅하는 ‘무골호인’(아주 순해서 누구에게든 잘하는 사람)이 고위공직자를 수사하는 난관을 감당할 수 있을까”라며 “윤 총장과 스타일이 다른 사람을 허수아비로 임명해놓고, 정권보위 충실히 수행할 차지철(박정희 정권 당시 대통령경호실장) 같은 실세 정치 차장이 좌지우지 할 것 같은 강한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 측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인 한석훈·이헌 변호사는 서울행정법원에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위원장 조재연)을 상대로 2명의 공수처장 후보 의결과 추천에 대해 무효 확인을 청구하는 본안소송과 효력정지를 신청하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