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1단계 무역협상 이행…커들로 "잘되고 있다" vs 美기업 "효과없다"
by김보겸 기자
2020.08.12 17:36:46
래리 커들로 "中, 1단계 협정 따라 미국산 제품 구매중"
협정 파기 우려 질문엔 "아니다" 일축
美기업 100곳중 7곳만 "1단계 협정 효과 있어"
| 오는 15일 미국과 중국은 1단계 무역협정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고위급 경제 회담을 연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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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중 1단계 무역협정 이행 효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며 성과를 과시하는 반면, 산업계에서는 무역협정에 따른 득보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실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중 1단계 무역협정 이행 상황 점검을 위한 고위급 경제회담을 나흘 앞둔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중 무역협정은 잘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은 1단계 무역협정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으며 계속 미국의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의 중국 기업 제재 강화, 홍콩 국가보안법 비판 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된 것이 무역협정 파기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 답하며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많은 미국 기업들은 미중 1단계 무역협정으로 효과를 본 게 없다고 반박했다. 미국무역전국위원회(USCBC)가 중국에서 사업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만이 미중 1단계 무역협정이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36%는 협정에 따른 혜택이 지난 2년 간 미중 무역전쟁으로 발생한 관세 비용보다 많지 않다고 답했다. 56%는 답변을 유보했다.
다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미중 무역협정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자 중 88%가 1단계 합의가 긍정적이었다고 답했으며, 이 중 절반은 합의가 양국의 관계를 더 안정적으로 만들고 추가 관세 확대 가능성을 줄여줬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월 미중 1단계 무역협정에 서명했다. 미국이 2018년 대중(對中) 관세 폭탄으로 무역전쟁 포문을 연 뒤 약 18개월 만이었다. 협정에 따라 중국은 향후 2년 동안 미국산 농산물 등을 2년 동안 2000억달러(한화 약 237조1000억원)어치 이상 구매하고, 미국은 12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온 15%의 관세를 절반(7.5%)으로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이 약속한 미국산 제품 구매는 목표 금액을 크게 밑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6월 기준 미국산 제품을 391억달러어치 구매했는데, 이는 2020년 한 해 목표액 1700억달러의 약 23%에 불과하다.
|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 “미국과 대화할 준비 돼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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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 등 양국 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은 미국과 대화를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언제든지 미국 측과 수시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중미 관계는 눈앞에 있는 것만 봐서는 안 되고 극소수 반중 세력에게 편협한 태도를 가져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는 15일 미국과 중국은 1단계 무역협정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고위급 경제 회담을 개최한다. 회담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각각 대표로 나서 화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 소식통은 월스트리트저널에 “류 부총리가 틱톡 금지 등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미국의 규제에 대해 우려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단계 무역협정 서명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단계 무역협정을 마지막으로 미중 무역전쟁에서 부과한 대중 관세를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2단계 무역협정에서 미국은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중국 당국의 국영기업 등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에 대해 세부적인 시정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