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게 섰거라"…궐련형 전자담배 후발 주자들 '반란' 시작

by강신우 기자
2018.07.23 16:00:00

BAT코리아, 신제품 ''글로 시리즈2'' 출시
앞서 KT&G도 릴 플러스 신제품 선봬
교체 주기 1년 도래, 하반기 치열한 시장 쟁탈전 예고

2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BAT코리아 측이 전세계 최초로 공개한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시리즈 2’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BAT)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KT&G에 이어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가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업계 1위인 필립모리스와의 하반기 뜨거운 시장 쟁탈전을 예고했다. 유해성 논란에도 불구, 업계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시장점유율이 당분간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신제품 출시와 함께 마케팅도 한층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BAT코리아는 2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 시리즈2’를 전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글로 시리즈2는 지난해 8월 국내에 출시한 글로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부드러운 원통형 기기에 손에 쥐는 느낌이 한층 편안해 진 게 특징이다. 블랙과 그레이 두 가지 색으로 오는 30일부터 시중에 판매한다.

BAT코리아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맛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더욱 세련된 디자인의 기기와 함께 내놓은 전용 담배 ‘네오’를 일반담배 맛과 흡사한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제품은 △브라이트 토바코 △프레시 △스위치 △퍼플 △부스트 플러스 △다크 토바코 플러스 등 총 6가지다.

메튜 주에리 BAT코리아 사장은 “혁신 제품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시장이 한국이라는 판단을 내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출시하게 됐다”며 “담뱃잎의 배합 비율을 달리해 타격감이나 연무량 등에서 일반 담배 수준과 흡사하게 만들어 냈다”고 강조했다.

앞서 KT&G도 지난 5월 궐련형 전자담배 ‘릴’ 업그레이드 버전인 ‘릴 플러스’를 내놨다. 기존 제품보다 무게를 줄이고 가열 기술과 청소 시스템을 보완했다. 릴 플러스는 판매 한 달 만에 15만대가 팔리며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첫 모델에 비해 초기 소진 물량이 3배 가량 더 많은 수치라고 KT&G는 전했다.



KT&G는 또 전용 담배인 ‘핏’ 신제품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3월 부산·광주·대전·세종 등 주요 대도시로 판매지역을 늘린 데 이어 지난달에는 경기 평택과 안성 등 162개 도시로 확대하며 전국 유통망을 구축했다.

왼쪽부터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KT&G ‘릴’, BAT ‘글로’. (사진=각 사)
업계가 이처럼 앞다퉈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는 것은 기기 교체 시기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의 보증 기간은 6개월~1년 사이로, 업계에선 기기 교체 시기를 대략 1년 정도로 보고 있다. 필립모리스가 지난해 5월 국내에 궐련형 전자담배를 처음 공개한 뒤 1년이 지난 만큼, 선두 주자인 필립모리스를 추격해 판을 바꿀 적기로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국내에 전용 기기 ‘아이코스’를 처음 선보이면서 시장을 선점, 지난 1년간 누적 판매량이 전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60% 가량인 190만대에 달한다. 전용 담배인 ‘히츠’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1월 기준 전체 담배 시장의 7.6%를 차지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전체 담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9%인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이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점유율이 5년 뒤 33%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의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릴(KT&G)과 글로(BAT) 모두 연속 흡연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일정 부분 아이코스(필립모리스)보다 경쟁력이 있지만, 연내에 연속 흡연할 수 있는 아이코스 신제품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하반기 이들 3사간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