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유망기업]"코로나 백신 유통관리·수요예측 가능"

by김호준 기자
2021.01.19 15:40:53

백신 유통·추적 관리 시스템 개발한 ''리얼타임메디체크''
의료 현장서 버려지는 백신·의약품 관련 정보 수집
실시간으로 백신 접종이력 및 재고관리 가능
임재준 본부장 "코로나19 ''백신여권''으로도 활용 가능"

임재준 리얼타임메디체크 본부장이 자사 ‘실시간 백신 수요 정보 통합 플랫폼’에 활용되는 휴대용 정보수집기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호준 기자)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코로나19 백신 실시간 수요정보와 접종 이력, 향후 수요예측까지 한 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헬스케어 기업 리얼타임메디체크를 공동 창업한 임재준 본부장은 18일 “아직 코로나19 백신은 부작용이나 안전성 검증이 끝나지 않아 백신 접종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이처럼 말했다.

지난 2018년 설립한 리얼타임메디체크는 최근 ‘실시간 백신 수요정보 통합 플랫폼’ 개발을 마쳤다. KT에서 20년간 근무하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경력을 쌓은 임 본부장은 국내 인플루엔자 백신 수요예측 체계가 낙후한 것을 보고 사업을 결심했다. 그는 “인플루엔자 백신의 경우 어떤 병원에서 얼마나 많은 물량이 필요하고, 언제 어떤 제품을 누구에게 접종했는지 실시간 추적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백신의 수요·공급 또한 제약사 직원들이 병원을 일일이 돌면서 재고가 몇 개가 남았는지 확인해 공급량을 조율할 정도로 시스템 자체가 허술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회사가 개발한 플랫폼은 의료기관에서 백신이나 의약품 사용 후 버려지는 데이터를 수집해 가동한다. 휴대용 정보수집기를 통해 백신·의약품에 부착된 QR코드나 바코드를 입력하면, 해당 제품이 사용된 △위치 △시간 △품목 등 다양한 데이터를 무선망으로 연결된 서버로 실시간 전송한다. 이렇게 쌓은 데이터를 활용해 개별 의료기관이 보유한 백신·의약품 과부족을 실시간으로 파악, 재고관리나 배분에 활용할 수 있다는게 임 본부장의 설명이다. 또한 접종자들은 자신이 어느 병원에서 언제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임 본부장은 “수집한 실시간 백신 관련 데이터는 질병관리청이나 식약처뿐만 아니라 개인과 병원, 제약사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얼타임메디체크가 개발한 휴대용 백신·의약품 정보 수집기.
강원도 원주시에 본사를 둔 리얼타임메디체크는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와 강원도가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 제품에 한해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에 저장된 각종 처방 관련 데이터 중 개인정보를 제외한 비식별 데이터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아 백신 수요예측을 실증하는 사업을 현재 진행 중이다. 임 본부장은 “2월부터 규제자유특구 내 일반 병원과 보건소를 포함한 위탁병원을 선별해 인플루엔자 백신 실시간 수요정보와 접종이력 관리 시스템 실증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불가리아와 인도 등 의료기관에서 플랫폼을 수입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임 본부장은 “불가리아의 경우 외국 백신 의존도가 높은데, 막상 백신이 수입절차를 통과해 국내로 들어오면 어디로 사라지는지 모른다고 한다”며 “연구소나 병원, 약국 등에 휴대용 기기와 플랫폼을 제공해 자국 내 백신 공급 신뢰도를 높이는 데 효과를 얻고자 한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했다.

회사가 개발한 플랫폼은 ‘백신여권’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어디서 어떤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는지 이미 서버에 저장된 정보를 개인에게 보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미 영국·이스라엘 등에서는 백신여권 도입이 임박했고, 미국에서는 IBM이 자체적으로 ‘디지털 헬스패스’ 앱을 개발하는 등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임 본부장은 “어떤 백신을 언제 어디서 맞았는지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간단한 본인 인증 절차 문제만 거치면 충분히 백신여권 시스템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임재준 리얼타임메디체크 본부장이 ‘실시간 백신 수요 정보 통합 플랫폼’ 구매 의사를 타진하는 해외 의료기관 관계자들과 화상으로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