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총여 존폐 논란, '마지막 총여' 폐지 결정에도 갈등
by황현규 기자
2019.01.24 15:35:05
연세대 총여, 24일 기자회견 개최
"다수결을 통한 총여 폐지는 비민주적"
| 연세대 30대 총여 프리즘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황현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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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연세대 총여학생회(총여)가 올해 초 결정된 총여 폐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총여가 폐지가 된 이후에도 총여 존폐를 둘러싸고 갈등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연세대 30대 총여 프리즘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총여는 이제까지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들이 온전히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싸워왔다”며 “다수결을 통한 총여 폐지는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7일 연세대 총여는 학생 총투표로 폐지됐다. 당시 재적생 2만 4849명 중 1만 3637명이 참여했고, △찬성 78.92%(1만 763명) △반대 18.24%(2488명) △기권 2.84%(386명)로 총여 폐지가 최종 가결됐다.
이번 폐지 투표는 지난해 6월 ‘총여 재·개편 요구의 안’ 투표가 이뤄 진 지 6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 실제 ‘총여 재·개편 요구의 안’이 가결된 후 연세대 학생들은 “재·개편이 아닌 총여 폐지를 원한다”며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이후 재적생의 10% 이상이 서명에 동의하면서 공식적인 총여 폐지 투표가 열렸다.
이에 대해 이민선(22) 전(前) 총여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재·개편 투표 이후 곧바로 폐지 투표를 진행한 것을 볼 때, 학생 사회는 총여의 변화를 기다릴 의향이 없었다”며 “시끄러운 총여의 입을 막기위해 곧바로 폐지 투표가 열린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또한 이씨는 총여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도 지적했다. △총여 회원 신상털기 △이름과 사진 유포 △혐오발언 △인신공격 등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이씨는 “여성주의 뿐 아니라 인권의식의 전반적 담론들을 꺼내는 사람을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며 “언론에 내가 나서는 순간 (사람들이) 나를 공격했던 것을 기억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주류적 문화에 편승하지 않았을 때의 대가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지금의 현실에 대해 상처입은 사람들과 연대하겠다”고 했다.
한편 연세대 총여가 폐지되면서 서울 시내 주요 사립대의 모든 총여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앞서 지난해 11월 동국대는 재학생(1만 2755명) 중 55.7%(7099명)이 참여한 폐지 투표에서 75.94%(5343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총여를 폐지했다. 이밖에도 성균관대·광운대가 작년 총여를 폐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