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안보위기설' 우려에도…시장 충격은 없었다(종합)

by김정남 기자
2017.04.26 16:23:45

北 인민군 창건일 도발 없어…금융시장 ''안도 랠리''

코스피가 10.99포인트 올라 연중 최고가인 2207.84로 장을 마감한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4월 한반도 위기설’까지 불렀던 북핵 리스크가 완화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 격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한반도 긴장과 함께 급등했다가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식과 원화 가치도 고공행진 중이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한국 외평채 5년물의 CDS 프리미엄은 전일 대비 0.09bp(1bp=0.01%포인트) 하락한 55.00bp를 나타냈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나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의 수수료를 말한다. CDS를 발행한 기관이나 국가의 부도 가능성 혹은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도 함께 오른다.

최근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은 주요국들과 비교해 급등했다. 지난 18일 60.64bp까지 올라 지난해 6월28일(61.57bp)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다만 18일을 단기 고점으로 해 5거래일째 하락하고 있다. 이번달 위기설의 근거가 됐던 11일 김정은 집권 5주년과 15일 김일성 출생 105주년 등 대형 이벤트 때 별다른 충격이 없었고, 가장 최근인 25일 북한군 인민군 창건일 때도 추가 도발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CDS 프리미엄이 오르내린 건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국내 기업들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25일 삼성전자(005930)의 CDS 프리미엄은 69.31. 지난 19일 76.44까지 상승한 이후 4거래일간 7bp 넘게 내린 것이다. 현대차(005380) 역시 14일(93.19bp)을 고점으로 현재 84.32bp까지 하락했다. SK텔레콤(017670) 포스코(005490) GS칼텍스 한국전력(015760) 국민은행(105560) 신한은행(055550) 등 다른 기업들의 흐름도 대동소이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외신 인터뷰에서 “북한의 위험이 투자자들에게 위기감을 주지만 이는 한국이 오래도록 다뤄본 것”이라면서 “큰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책당국 한 인사는 “이번 북핵 리스크는 과거와 양상이 다르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그 영향은 과거처럼 미미한 것 같다”고 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최근 ‘안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정점을 지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0.99포인트(0.5%) 오른 2207.84에 마감했다. 지난 2011년 5월 이후 처음으로 2200선을 돌파한 것이다.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고치(2231.47)를 돌파하는 데까지 불과 25포인트 남짓 남았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2.54포인트(0.40%) 오른 635.11로 마감했다. 이틀째 상승이다.

서울외환시장도 위험 선호 기류가 확연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8일 1142.40원까지 상승했다가, 현재 1120원 중반대까지 내려온 상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과 비교해 0.3원(0.03%) 하락한 1125.1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에 대한 투자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안전자산인 채권은 약세(채권금리 상승)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5bp 상승한 1.682%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1.3bp 상승했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전날(25일) 북한 인민군 창건일 때문에 핵 실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충격은 없었다”면서 “북핵 리스크는 서서히 완화하는 분위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