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왜 이래?"…공무원 멱살 잡고 발로 찬 농협조합장

by채나연 기자
2024.10.28 18:46:22

의전 불만에 공무원 폭행
양구농협조합장 징역형 집유 선고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행사장에서 의전 문제에 불만을 품고 공무원을 폭행한 강원지역 한 농협조합장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10월 23일 양구군 양성평등대회 중 내빈석 자리 지정 문제에 불만을 품고 A양구농협조합장이 양구군 6급 공무원 B씨를 폭행하는 장면(사진=MBC 뉴스 캡처)
28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단독 김택성 부장판사는 이날 공무집행방해와 상해 혐의로 기소된 A 양구농협조합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을 내렸다.

A 조합장은 지난해 10월 23일 양구군 양성평등대회 중 내빈석 자리 지정 문제에 불만을 품고 양구군 공무원 B씨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 조합장은 행사장에 참석한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B 씨의 멱살을 잡고 구석으로 끌고 가 정강이를 걷어차는 등 폭행했다.

강원지역 한 농협조합장의 폭행으로 피해 공무원 B씨의 다리에 난 상처.(사진=연합뉴스)
A 조합장은 사건 발생 나흘 뒤 군청 누리집에 올린 사과문에서 “내빈석 자리 배정 문제로 불만이 있어 감정을 자제하지 못했다”며 “해당 공무원과 가족분들, 군청 공직자와 군민 여러분 등 상처를 받은 분들 모두에게 깊이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은 의도적이라기보다 단순하게 일어난 사고로, 공직자들을 무시하거나 하대하려는 뜻은 전혀 없으며, 순간적으로 감정을 자제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전공노 양구군지부가 공무집행방해와 상해 혐의로 A 조합장을 고발해 사건은 지난해 말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은 A 조합장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징역형을 선고하되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판결을 했다.

전공노 강원본부는 “악성 민원과 공무원에 대한 폭력이 마치 권리인 것처럼 인식되는 사회적 현실에 경종을 울리기에는 양형이 다소 미흡하지만, 조합장 상실형에 해당하는 만큼 A 조합장은 즉각 사퇴하고 자숙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형이 확정되면 노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직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