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도부, 5중전회서 구체적 경제성장 목표 제시 안 할 수도"

by김보겸 기자
2020.10.27 16:24:17

코로나19로 침체된 세계경제…대외 불확실성 고조
양적 목표치 대신 ‘질적 성장’에 초점 맞출 가능성

중국이 26일부터 나흘간 개최되는 5중전회에서 구체적 성장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중국의 향후 5년간(2021~2025년) 경제 계획을 논의하는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구체적인 성장 목표를 제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발(發) 여파로 중국 경제의 대외 환경이 불안해진 만큼 양적인 성장 목표를 제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타임스는 27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들이 14차 5개년 계획이나 2035년까지의 계획에서 “숫자로 목표를 제시하는 것은 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구체적 수치를 목표치로 잡기에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는 것이다. 최근 왕타오(汪濤) UBS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도 차이신 기고문에서 비슷한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중·미 관계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14차 5개년 계획 중 경제성장률(GDP) 목표는 덜 강조되거나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반면 중국의 싱크탱크와 글로벌 금융기관은 이번 5중전회에서 5~6%의 목표치를 제시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14차 5개년 계획 기간 중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이에 근접하리라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2021~2025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수준으로 설정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은 같은 기간 잠재성장률이 6%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양적인 성장 목표를 제시하는 대신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른바 ‘쌍순환’ 전략이다. 쌍순환은 국내 시장에 중점을 두고 국제 시장을 확대한다는 의미로,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는 데 맞서 핵심 기술을 개발해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몸집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경제 구조를 바꿔 체질 개선을 하겠다는 의미다.

분야별로는 5세대 이동통신(5G), 신에너지 자동차(친환경차), 빅데이터 센터 등 중국에서 7대 신(新) 인프라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첨단 산업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반도체 기술에 대한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마련해 반도체 굴기를 지속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기술을 확보해야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중국 정부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대외 개방, 금융개혁, 녹색성장 등도 주력할 전망이다. 동시에 당정 주요 고위직에 대한 인사와 최근 신설된 중앙위원회 공작 조례 추인 등도 이뤄져 시진핑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지도 체제를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