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자회사 IPO 나선 상장사…기대반, 걱정반

by박형수 기자
2017.08.31 16:24:26

티슈진, 인보사 효능 우려 해소 땐 최대 2조 가치
''도깨비''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사드 딛고 중국 진출 관건
LCC 전성시대, 진에어 성장 기대로 기업가치 1조 기대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에 진에어·삼양패키징·스튜디오드래곤·티슈진·아시아나IDT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속속 진입한다. 자회사 상장으로 지분가치가 주목받을 것이라는 기대에 한진칼·삼양사·CJ E&M·코오롱 등 모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지만 일부에선 상장을 준비중인 업체별 상황이 제각각이라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티슈진·스튜디오드래곤·아시아나IDT·진에어·삼양패키징 등이 하반기중 증시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 가운데 화제성 측면에서 가장 주목받은 업체는 티슈진과 스튜디오드래곤이다. 신약개발업체 티슈진이 상장하면 바이오업체중 처음으로 상장하는 미국법인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티슈진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를 개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15일 인보사 판매를 승인했다.

투자은행(IB)업계 일각에서는 티슈진 가치가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식약처 승인 이후 최대주주인 코오롱과 주요주주인 코오롱생명과학 주가가 급락하면서 인보사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다는 점은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코오롱과 코오롱생명과학은 티슈진 지분을 각각 31.51%, 14.37%를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은 인보사 승인 기대로 지난달 3일 8만3000원까지 올랐지만 연골 재생 효능 논란에 휩싸이면서 한달 만에 6만원으로 하락했다.

인기 드라마 ‘도깨비’를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미 드라마 기획과 제작능력을 인정 받았다. 특히 인기 작가인 김은숙·박지은·김영현·박상연 씨 등이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치가 올라간 상태다. 지난해 매출액 1544억원, 영업이익 166억원, 순이익 81억원을 달성했다. CJ E&M이 최대주주로 지분 90.76%를 보유하고 있다. 제작능력을 인정받은 데다 이익도 증가 추세라는 점에서 올 하반기 기대주 가운데 하나다. 다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경제 보복조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모가를 산정할 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진에어와 삼양패키징은 알짜 자회사로 꼽힌다. 저비용항공사(LCC)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진에어는 지난 2분기에 깜짝실적을 달성했다. 진에어는 올 2분기에 매출액 1912억원, 영업이익 1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32%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진에어 순이익은 6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진에어 가치는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진칼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페트병 제조업체인 삼양패키징은 삼양사의 현금창출원(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양패키징은 삼양사와 사모투자펀드(PEF)인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SC PE)가 각각 지분 51%, 49%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커지면서 HMR 용기도 생산할 계획이다. 조미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패키징을 단순 제품 보관이 아닌 제품의 특성을 표현하고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성장하는 산업에서 기업가치를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의 전산시스템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아시아나IDT는 금호타이어 매각 이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따라다니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금호타이어가 해외로 매각될 경우 전산시스템 관리를 더이상 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