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호텔롯데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하향

by이명철 기자
2017.06.14 17:56:58

면세점 부진…사업안정성·수익성 저하 우려
신용등급 ‘AA+’ 유지…IPO 진행 등 모니터링

호텔롯데 순차입금 추이.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면세점 경쟁 심화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 등 불안정한 사업 여건이 호텔롯데의 신용도 하향 압력을 높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호텔롯데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한다고 14일 밝혔다. 신용등급은 ‘AA+’를 유지했다. 호텔롯데에 대한 한국기업평가 신용등급은 ‘AA+’로 같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회사의 이익창출력과 시장지위, 기업공개(IPO) 재추진 기대감에 등급 전망을 유지했지만 면세점 산업 전반의 영업환경 변화와 중국 관광객에 집중된 사업구조에 따른 사업 안정성, 수익성 저하가 우려된다는 판단이다.



3월말 연결 기준 호텔롯데 순차입금은 3조8000억원이며 직간접 지분을 보유한 국내외 법인에 대규모 지급 보증을 제공 중이다. 홍석준 한신평 연구원은 “재무융통성이 우수하고 IPO를 통한 자본 확충 가능성도 있지만 면세 부문 실적 부진으로 상장 재추진이 지연되고 있다”며 “호텔 사업 중심으로 국내외 자금투입이 지속되고 투자재원을 외부차입으로 조달 시 재무안정성이 추가로 저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면세점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는 선두업체로 영업기반이 우수하지만 경쟁 심화에 따른 원가율 상승, 고객 유치비용 증가 등으로 이익창출력이 저하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5년부터 감소세고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실적이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낮아졌다. 그는 “3월 중국 정부의 비공식 한국 단체관광 중단 이후 면세점 수요 6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관광객이 급감했다”며 “과중한 고객 유치 비용과 공항 임차료 수준이 수익성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모니터링 요소는 국내 면세점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규제 변화 가능성, 중국 관광객 급감에 따른 신용도상 영향 등이다. 홍 연구원은 “자체 현금흐름 추이와 IPO 향후 진행 상황, 자본확충 규모 등이 우선 검토 대상”이라며 “해외사업 확대에 따른 투자 규모와 실질 영업성과, 그룹 지배구조 재편 진행 과정 등도 신용도에 중대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