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교수 "1% 힘 강해…산 옮기고 싶다면 호미질부터"[2024 W페스타]

by김가영 기자
2024.10.02 18:14:45

[제13회 이데일리 W페스타 강연]
"무탈하고 작은 실천 하나를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
'소확행' 넘어 '아보하'가 2025년 트렌드 키워드"
"지금 도달한, 한가지 목표 세우는 '원포인트업' 필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제13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가장 나 다운 성장, 가장 아름다운 성장’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나다움, 아름다움’ 주제로 열린 ‘제13회 이데일리 W페스타’는 외부 평가나 기대에 좌우하지 않고 진정한 자신의 내면을 발견할 방법은 무엇인지 나다운 생각과 삶이 중요한 이유에 관해 탐구하는 시간을 갖고자 마련됐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김가영 기자] “1%의 힘은 강하다. 산을 옮기고 싶다면 호미질부터 시작해라.”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제13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젊은 세대를 위해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나다움,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의 마지막 세션인 ’Be developed’의 강연자로 나서 ‘가장 나다운 성장, 가장 아름다운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 교수는 하루 1%, 0.01%의 힘이 강하다며 “꾸준히 실천할 수 있다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목표는 대단하지 않아도 된다며 “무탈하고 작은 실천 하나를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젊은 이들을 향한 조언을 건넸다.

김난도 교수는 2010년 말 출간한 에세이집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젊은 세대에 영향력 있는 인물로 등극했다. 당시 37주 연속으로 도서판매량 1위에 오르면서 독자들이 선정하는 2011 최고의 책으로 선정됐다. 김난도 교수는 2008년부터 매년 펴내는 ‘트렌드 코리아’로 새로운 소비문화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17년 째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며 트렌드 흐름을 잡아내고 있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날 자리에서 2025년 키워드 중 두 가지를 소개했다. 먼저 언급한 것은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다. 그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너무 행복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불행하지도 않은 그냥 보통의 오늘 하루, 무난하고 무탈하고 안온하게 보낼 수 있으면 그걸로 됐다”라고 ‘아보하’를 풀어냈다.



김 교수는 ‘아보하’를 설명하며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1번 키워드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소개했던 걸 떠올렸다. 김 교수는 ‘내일을 위해서 오늘의 만족을 희생하면서 살아야 해’, ‘청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며 “굉장히 고도성장기를 살아온 기성세대로 ‘소확행’을 쓸 때 ‘이래도 되나’ 생각하면서 썼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김 교수는 “‘소확행’은 지금의 작은 행복에 만족하면서 살겠다는 것인데 트렌드이지만 안타까웠다”며 “그런데 이 트렌드는 대한민국을 휩쓰는 트렌드가 됐다”고 달라진 현상을 짚었다. 김 교수는 ‘소확행’이라는 말이 트렌드가 된 후 이 말이 남용되고 오용됐다고 봤다. 그는 “최근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소확행’ 경쟁이 붙었다”며 “‘네가 행복하냐, 내가 행복하냐’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행복은 저 멀리 달아났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행복 경쟁 속에서 한걸음 물러서자, 남보다 더 행복하자고 과시하고 자랑할 것도 아니고 그냥 무탈하게 오늘 하루를 보냈으면 잘 한 것이다, 그게 나타나지 않을까 싶어 ‘아보하’라고 트렌드 키워드를 꼽았다”고 설명했다.

‘소확행’ 보다 더 소극적인 키워드인 ‘아보하’에 대해 “이래도 되나 싶지만 이 정체하는 경제 속에서 젊은 분들이 새로운 기회를 잡는 게 어려워졌다. 불확실한 내일을 위해 오늘의 현실을 희생하라고 강요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겠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키워드 ‘원포인트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과거 ‘좋은 대학’, ‘좋은 직장’으로 목표의 기준이 일관됐다면 현재는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기준이 됐다며 달라진 현상에 대해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과거와 달리 현재는 ‘자기 성장’과 ‘커리어에 대한 관리’가 젊은 이들의 고민으로 꼽히고 있다.

요즘 세대가 ‘나답다’, ‘내가 꽂히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을 하는 만큼 지금 도달 가능한, 한 가지 목표를 세워 집중함으로 나다움을 잃지 않는 자기계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원포인트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