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공사채 찍는 캠코…차입 부담 커지나

by박미경 기자
2024.03.20 19:50:39

캠코, 3000억원 규모 올해 첫 공사채 찍어
새출발기금 마련…공사채 발행으로 충당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새출발기금 재원 마련을 위해 공사채 발행을 계획 중이다. 다만 공사채 발행 증가가 재무비율 악화로 이어져 펀더멘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일 본드웹에 따르면 캠코(AAA)는 지난달 26일 올해 처음으로 공사채 발행을 위한 입찰에 나섰다. 총 3000억원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하는데 2년물은 3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에서 1600억원, 3년물은 민평금리 수준(PAR)에서 1400억원이 낙찰됐다.

캠코는 올해 1분기에만 최대 8000억원 규모의 공사채 발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캠코가 운영하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 재원 마련을 위해서다. 그동안은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차주가 지원대상이었으나, 지난 2월부터 소상공인·자영업자로 지원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캠코는 새출발기금에 필요한 18조원 중 3조6000억원은 정부 출자를 통해 마련하고, 나머지는 공사채 발행을 통해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초 지난 2022년 3조원 규모의 공사채 발행을 계획했으나 자금시장 경색에 새출발기금 신청 자체가 저조하자 발행을 연기한 바 있다.

또 캠코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자산건선성이 악화한 새마을금고 금융 지원에도 나선다. 지난해 말 새마을금고의 부실채권(NPL)을 1조원 인수한데 이어 올해도 추가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캠코의 공사채 발행 규모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캠코는 지난해 총 1조9750억원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했다. 2021년 1조원, 2022년 1조1100억원 등과 비교했을 때 발행액이 두 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NPL 매입을 위한 공사채 발행으로 캠코의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캠코의 부채비율이 ‘재무 위험 기관’ 지정 기준인 20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캠코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2023~2027년 중장기 재무 계획’에 따르면 올해 부채비율은 200.5%로, 2027년에는 228.1%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공사채 조달 여건도 부담이다. 최근 AAA급 공기업이더라도 공사채 발행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자 비용이 늘어나면 다시금 재무구조가 나빠지는 등 악순환이 일어난다.

실제로 캠코가 지난달 발행한 공사채도 오버 발행(회사채 발행금리가 민평금리보다 높게 결정)을 면치 못했다. 자산관리공사제82회 2년물 민평은 3.616%, 자산관리공사제83회 3년물 민평은 3.602%로 집계됐다. 동일 만기 AAA급 공사공단채 민평(19일 기준 2년물 3.636%, 3년물 3.630%)과 비교했을 때 신용 스프레드가 20bp 수준에서 정체 구간을 맞는 등 공사채 시장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같은 AAA급이라 하더라도 펀더멘털 차이에 따라 낙찰 금리 수준이 다르다”며 “시장신뢰도와 재무지표에 따른 수급 부담이 생길 가능성도 있으며, 2분기 이후 한전채 발행도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