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창석 펩진 대표 “강남 다이어트 열풍 ‘삭센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by김유림 기자
2021.03.25 16:25:57

“정부 연구개발 지원, 플랫폼기술 초석 확보”
국내 최초 삭센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착수
2023년 삭센다 특허 만료 시점에 IPO 준비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강남 다이어트 열풍을 일으킨 바이오의약품 ‘삭센다’의 특허 만료시점인 2023년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준비할 계획이다.”

노창석 펩진 대표. [사진=김유림 기자]
바이오벤처 펩진(PEPGENE)의 노창석 대표는 2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서 5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바이오시밀러를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개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펩진은 독자 개발한 플랫폼기술을 통해 ‘펩타이드’ 바이오시밀러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기업이다. 셀트리온(06827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알테오젠(196170), 팬젠(222110) 등 기존 바이오의약품 기업의 주생산품목은 ‘항체의약품’ 형태의 바이오시밀러다. 펩타이드와 항체의약품 모두 재조합 DNA기술을 이용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차이점은 펩타이드의 숙주세포는 ‘미생물’이다. 분자량이 작아 구조가 단순해 올리고당이 없어서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 입증이 쉽다. 또 저가의 미생물 배지 사용 등 생산비용 역시 항체의약품 대비 90% 저렴하다.

항체의약품은 ‘동물세포’가 사용되며, 분자량이 펩타이드보다 44배 크고 복잡해 올리고당의 구조까지 오리지널과 동등성을 입증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이미 동물세포를 이용한 항체생산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진입장벽도 낮다.

펩진의 플랫폼기술 핵심은 PG Tag(고발현 융합 태그)와 HYPEP(고수율 펩타이드 발현 및 정제)다. 노 대표는 “PG tag는 생산 수율을 높여주는 기술이며, HYPEP는 숙주세포로 대장균을 사용해 대량 증식이 가능하도록 했다”며 “두 기술이 결합해 생산 수율을 높여주며, 높은 생산성을 기반으로 생산 단가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펩진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크게 세 가지다. 삭센다 바이오시밀러 ‘PG001’은 생물학적 동등성 확인 후 비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골다공증 치료제 포스테오(성분명 테리파라타이드) 바이오시밀러 ‘PG002’는 내년 임상 1상 착수 예정, 단장증후군 치료제 가텍스주(테두글루타이드) 바이오시밀러 ‘PG003’은 생산공정개발 완료 후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삭센다’ 바이오시밀러다. 삭센다는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200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이후 지방합성 저해 및 식욕억제에 뛰어난 효능이 나타나는 것이 밝혀졌고, 2014년 비만치료제로도 FDA 허가가 떨어졌다.

삭센다 주사제는 2018년 3월 국내에 출시됐다. 기존 식욕억제제보다 부작용이 거의 없으면서 꽂기만 하면 체중이 줄어든다는 입소문에 강남 일대에서는 품귀 현상까지 일어났다. 노 대표는 “삭센다의 물질특허 및 제형특허 모두 2023년에 만료된다”며 “펩진은 2023년까지 임상 3상을 완료해 2024년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펩진은 최근 엔젤투자자 보통주 10억원, 코스닥 상장사인 이트론(096040)으로부터 전환사채 15억원을 투자받았다.

노 대표는 “충북창조경제 혁신센터의 초기 지원을 시작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 정부의 연구과제 지원을 통해 회사의 초기 플랫폼기술 초석을 완성할 수 있었다”며 “이제부터 본격적인 투자유치를 통한 임상비용, 생산시설 설립 비용 등 큰 규모의 자금을 충당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펩타이드 생산 수율 기술을 활용해 바이오시밀러 및 바이오베터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해, 질병으로부터 고통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