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마스크 재사용법…전문가들 "병원서 사용했다면 버려라"

by노희준 기자
2020.03.04 15:23:05

일단 병원과 군중모임 사용 마스크 폐기
출퇴근길 사용 마스크 재사용 가능
안쓰는 것보다 재사용 마스크라도 써야
말릴 때 햇볕에 1시간이나 밤새 벽에 걸어
면 마스크 삶아서...옷에 구겨넣으면 안돼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정부가 보건용 마스크 수급 상황이 악화하자 고육지책으로 마스크 재사용과 면마스크 사용을 권고하면서 마스크 사용법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일단 병원과 군중 모임 등에서 쓴 마스크는 바로 버릴 것을 권고했다. 반면 출퇴근 길에 사용한 마스크는 잘 말릴 경우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마스크를 말릴 때는 햇볕에 1시간을 말리거나 밤새 벽에 모양을 유지한 채 걸어둘 것을 조언했다. 필터가 구부러지지 않게 모양을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보건용 마스크는 ‘오염 우려가 적은 곳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한 경우 동일인에 한해’ 재사용이 가능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시적 사용의 의미는 집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서 잠깐 집밖으로 나가는 경우 등을 생각하면 된다”며 “상식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약처의 이런 설명 역시 여전히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재사용이 어려운 경우부터 거꾸로 제외할 것을 조언했다.

이와 관련 전병률 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병원이나 사람이 많이 모인 데서 썼던 마스크는 일단 오염됐다고 전제하고 버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오전 출근길에 마스크를 쓰고 나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상황이라면 마스크 재사용이 괜찮을 것”이라며 “지금은 그런 공간에서는 감염된 사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천치 교인들처럼 노래를 크게 부르고 말을 크고 많이 해서 바이러스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 아니라면 현재는 기본적인 방역이 되고 있다는 전제에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일단 전문가로서 보건용 마스크 재사용을 권고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그는 보건용 마스크가 없는 경우라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보다는 몇 번 사용한 마스크라도 쓰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런 전제에서 “짧게 짧게 마스크를 쓰면 여러 번 쓸 수 있다”며 “길거리 등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밀폐된 공간에 들어갈 때 다시 쓰는 식으로 나눠서 착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지 않는 경우는 혼잡하지 않은 야외, 가정, 개별 공간 등이다.

마스크를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말리고 보관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사용한 보건용 마스크를 환기가 잘되는 깨끗한 장소에 걸어 충분히 건조하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여러번 사용하고 싶으면 보건용 마스크는 햇볕에 1시간을 말리고 면 마스크는 삶으면 된다”며 “삶으면 세균이든 바이러스든 죽는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마스크는 모양을 잘 유지해 밤새 벽에 걸어두면 다 마른다”며 “마스크를 옷에 구겨 넣어 필터가 상하면 입자를 거르는 능력이 상실돼 마스크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마스크를 말릴 때는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한 건조, 전자레인지나 알코올을 이용한 소독, 세탁은 하지 말아야 한다. 정전기 필터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면마스크 사용과 관련해선 “내 생활 환경을 먼저 잘 살펴 비말에 노출될 가능성이 작으면 가능하다”며 “말을 조곤조곤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써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