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IMA·발행어음 인가, 정책과 제재는 분리해야"
by권오석 기자
2025.12.01 16:06:15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IMA·발행어음 심사중단 재요청 질문에 "튀는 행동 안 해"
이창용 발언과 대조 '눈길'…"오죽하면 청년들 해외투자 하겠나"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원장이 발행어음 인가 심사와 관련해 “제재는 엄정하게 하고 인허가 관련 부분은 정책적 관점에서 달리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1일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행어음 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곳에 대해 심사 중단을 다시 한번 요청할 건지’에 대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8조원 이상 자기자본 기준을 충족해 IMA(종합투자계좌) 사업 인가를 받았고 키움증권은 4조원 이상 종투사 지정 및 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했다. 반면 IMA 사업을 신청한 NH투자증권을 비롯해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하나·신한투자·메리츠·삼성증권은 아직 인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IMA·발행어음 인허가 과정에서, 모험자본 공급 정책을 내세운 금융위원회와 제재·감독을 해야 하는 금감원 간 입장 차이로 다소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원장은 “정책과 제재는 분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부 증권사의 경우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고, 제재 절차가 진행되면 심사 중단 사유가 될 수 있는 이슈였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의 말은,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정부 정책 기조에 발을 맞추되 그와 별개로 불공정거래 등에 대한 심사 기준과 제재 엄정성은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정책적·공익적 부분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념하고 있어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튀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미공개정보 사건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했으며 삼성증권의 거점점포 제재 여부에 대해서도 “특정 회사를 거론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MBK파트너스에 대한 직무 정지를 포함한 중징계 조치가 과도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적정성에 대해) 크게 문제 되는 부분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금감원은 이달 중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최종 결정한다.
최근 고환율의 요인으로 ‘서학개미’ 열풍이 지목되는 상황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사뭇 다른 의견을 내비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앞서 이 총재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젊은층이) 쿨하다”면서 해외주식투자를 하는 것이 유행처럼 커지는 면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한은 총재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오죽하면 청년들이 해외투자를 하겠느냐’며 정서적으로 공감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