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보다 호재에 반응…코스피 外人 복귀에 '반등'

by박정수 기자
2025.03.12 17:05:39

전날 1.5조 던졌던 외인 현·선물 사자
반도체 업종·대형주 상승 주도…1%대 반등
관세 불확실성보다 미·우 종전 협상 등에 반응
"운송·조선 등 호실적 업종 중심으로 대응"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코스피가 악재보다는 호재에 반응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에 1조원 넘게 물량을 내던졌던 외국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음 달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호실적이 예상되는 업종 중심으로 대응할 것을 권했다.

1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22포인트(1.47%) 오른 2574.82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대 빠져 253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이날 개장과 함께 255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특히 장중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809억원, 319억원으로 사자로 돌아서면서 코스피 상승 폭을 키웠다. 또 이날 코스피200선물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36억원, 1029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외국인은 1조5000억원 넘게 순매도 했고 기관도 2380억원어치 팔았다.

반면 전날 매수 우위(4929억원)로 외국인과 기관의 물량을 받아냈던 개인은 이날 5064억원어치 팔았고 코스피200선물에서도 2304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미국 주식시장 하락)과 같은 악재보다 미국·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등 호재에 민감한 모습”이라며 “외국인 순매수 전환에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반도체 업종과 대형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5% 넘게 뛰었고 삼성전자(005930)는 2%대 올랐다. 디램 재고 감소와 범용 메모리 가격 반등 등 업황 반등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류미늄 관세 부과에 따른 금속 가격 급등에 POSCO홀딩스(005490)도 5%대 상승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구원은 “관세 노이즈가 계속되지만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의 말과 행동이 매일 바뀐다는 점”이라며 “기술적 지표상 완연한 과대도 국면으로 단기 반등 정도는 아무 이유 없어도 나오기 충분한 자리까지 도달해 매수 타이밍 모색하기는 나쁘지 않은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정책 혼란 속 내달까지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호실적이 예상되는 업종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시장에서는 악재를 서서히 소화하는 모습이 호재”라며 “다만 다음달(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 전까지는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시장이 보수적일수록 섣불리 낙관하기보다 기업 실적 확인 후 움직이려는 심리가 강해진다”며 “관세와 무관한 산업 또는 조선, 기계 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 업종 가운데 운송인프라 영업이익 17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7.2%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운송인프라에는 현대로템(064350) 등이 속한다. 이날 국내 방산 업체들이 유럽 방위비 증액에 따른 수주 기대감이 커지면서 현대로템은 이날 장중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화되면서 유럽 국가들이 자체 국방 강화를 위한 방위비 증액에 나서고 있다”며 “경쟁 강도가 완화된 상황에서 시장에 진입할 기회가 열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선업종도 1분기 영업이익 1조 7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6.9%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 발의로 미 함정 해외 건조 가능성 확대가 기대되며 특수선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조선사들의 수혜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또 미국의 대중 규제로 인한 수혜 가능성과 미 조선업 투자 확대로 인한 중장기적으로 한국 조선사 수혜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