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그림' 드러낸 4차혁명위..장병규 "차량공유 규제개혁 끝장토론 하겠다"

by김유성 기자
2017.11.15 16:27:12

규제·제도혁신 해커톤 통해 민관 끝장 토론
특별위원회, 혁신위 통해 ''구체적인 실행'' 계획
''실효성'' 의문, ''과거 사례 반복'' 의구심 여전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10월 출범한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가 구체적인 밑그림을 공개했다. 민과 관이 모여 규제 개혁과 혁신을 논의하는 장(場)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밑그림이다. 당장 실현 가능한 계획으로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을 제시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15일 장병규 4차위 위원장은 출범식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4차산업혁명위원회 운영 방안과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장 위원장은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민관 팀플레이를 통한 규제·제도 혁신”이라고 규정했다.

이를 위해 4차위는 ‘민관 팀플레이를 통해 규제·제도 혁신’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핵심은 정답을 찾는 것 그 자체보다는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규정했다.

사회적으로 공론화된 영역에 대해 ‘정답을 찾아가는 토론의 과정’을 접목하겠다는 뜻이다. 장 위원장은 “양측의 입장을 듣고 건설적인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4차위가 역할하겠다”며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을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규제·제도 혁신 해커톤은 일종의 민간 업계 대표자와 정부 관계 담당자가 모여 벌이는 끝장토론이다. 4차위는 오는 12월 시작으로 6개월 뒤에 한 번 더 개최할 계획이다.

장 위원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시의 시간선택제 카풀 서비스 불허 논란에 대한 언급도 했다. 우리나라 대중교통 체계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잘 정비돼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국토부를 비난만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서울시와 국토부도 사회가 변해가고 있고 전반적으로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다만 우리나라 대중 교통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어 점진적으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와 국토부도 변화의 의지가 있다고 본다”며 “다만 정부이기 때문에 기존 사업 주체들에 대한 고민을 안 할 수 없다”고 했다. 급격한 개혁보다는 점진적인 변화와 이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임기는 1년으로 20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회는 과학·산업·사회 3개의 혁신위원회로 나눠져 있다. 각 혁신위원회는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외 외부 위촉 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내 혁신위원회와 심의 분야
당초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국무총리 직속 위원회로 계획됐다. 조직 구성 과정에서 행정부에 소속 자문 위원회으로 위상이 격하된 상태다. 기자 간담회 내에서도 위원회가 갖는 실효성, 전 정권 위원회들과의 차별성에 대한 의구심이 일었다.

장 위원장은 “문서 상으로 권한이 없는 게 사실이지만, 문서만 갖고 세상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라며 “각 부처가 혁신위원회 내에서 부처 입장을 얘기하는 과정이 있고, 위원회도 최종적으로 이를 조정할 수 있는 나름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가 추진했던 창조경제와 스타트업 진흥 정책에 대해 장 위원장은 “스타트업 활성화와 관련된 진전은 분명 있었다”면서도 “노력이나 예산, 투자 대비로 보면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정답만을 찾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되려 실제 실효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그는 “정답보다는 민관이 협력한 팀플레이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현장·언론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장병규 4차산업위원회 위원장은 국내 벤처 업계에서 신화적인 인물로 손 꼽힌다. 인터넷·게임 서비스 기업 네오위즈 창업멤버로 2005년 독립검색인젠 ‘첫눈’을 창업했다. 이후 온라인 게임 기업 ‘블루홀 스튜디오’를 공동 창업했고 초기엔젤투자를 하는 본엔젤스 초대 대표를 맡았다.

‘블루홀’의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장 의장은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 김정주 NXC 회장에 버금가는 자산가 반열에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