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원양자원도 상장폐지 수순…되풀이되는 ‘中기업 악몽’

by윤필호 기자
2017.08.10 16:34:43

中 상장기업 잇따른 상폐에 얼어붙은 투심
퀄리티 갖춘 ‘우량기업’ 상장…주주 친화정책 펼쳐야
내년도 대규모 상장 예고…컬러레이 주가 향방에 주목

상장폐지된 중국기업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중국 기업들의 한국시장 상장 도전기가 잇따라 실패로 끝나고 있다. 최근 중국원양자원(900050)이 사실상 상장폐지 절차를 밟으면서 한국을 떠나는 중국 기업은 9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당초 영입과정에서 퀄리티를 갖춘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내년 다수 중국기업 상장이 추진되는 만큼 10일 상장한 컬러레이(900310) 주가 향방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원양자원(900050)이 ‘2016회계연도 연결재무제표’ 재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상폐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당 회사는 지난 2009년 상장 이후 허위사실 공시로 주가 하락을 유도하며 지난달 허위공시로 주가 하락을 유도해 부정거래를 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처럼 상장폐지되는 중국기업 수가 늘어감에 따라 국내 투자자의 차이나 디스카운트 등 불신은 커지고 있다.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부정적 이슈로 제재를 받고 짐을 싸는 등 기업 스스로 자초한 면이 크다. 앞서 2011년 코스피에 상장했다 회계부정으로 상장 폐지한 중국고섬의 케이스가 대표적이다. 고섬은 상장폐지 이전부터 퇴출 사유 발생으로 1년 넘게 거래가 정지되는 등의 내홍을 겪었다. 또 연합과기도 2011사업연도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서 외국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퇴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성융광전투자 역시 감사의견 거절 평가를 받고 거래정지를 거쳐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다.



회계부정과 허위 사실 공시 등의 부정적 사유로 상폐에 이르자 국내 투자자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특히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 대규모 상장이 추진되고 있어 10일 상장한 칼라레이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상장 주관사인 증권사들이 무분별한 중국기업 유치 경쟁을 펼치는 과정에서 확실하게 실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거래소는 국내 IB관계자들과 만나 중국 기업 상장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거래소 역시 상장 적격 심사가 부실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때문에 중국 상장 기업들의 잇따른 상폐를 놓고 유치하는 기업의 퀄리티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시장에 우량기업을 유치해 신뢰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경기가 살아나고 주식시장도 개선되면서 자국 시장 기업공개(IPO)를 늘리고 있다”며 “하지만 본토 시장이나 미국, 홍콩, 싱가포르를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안 되면 한국에 오기 때문에 퀄리티가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이나 홍콩 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경우 밸류에이션도 높게 보고 주가와 시장 신뢰도가 높다. 단순히 중국기업이라 불신하기보다 우량기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회계투명성 강화와 배당 등 주주 친화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4대 회계펌 등을 통해 회계검사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배당을 늘리는 등 주주 친화 정책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