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선상원 기자
2016.03.30 18:00:08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 주자는 것이냐고 비판
친문계 후보 사퇴 등 야권연대 위해 결단할 수도
야권연대 성사시키면 호남 방문도 용이해질 듯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에도 야권후보단일화가 총선승리를 위한 첩경이라며 후보단일화에 비협조적인 국민의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경북 경주 이상덕 더민주 후보 사무실을 찾아 격려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여전히 후보단일화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데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거꾸로 묻고 싶다.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로 주고 말자는 것인지. 지금 안철수 대표의 그런 태도 때문에 전체 단일화가 제동이 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번에 좀 더 크게 우리 야권 승리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저지라는 큰 목표를 내다보면서 조금 더 현명하게 판단해주시길 당부 드리고 싶다”며 안 대표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경주도 이 후보와 권영국 무소속 후보간에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우리 이상덕 후보와 권 후보간 단일화 협의를 하고 있는데 야권 승리를 위해서 단일화되기를 바란다”고 두 후보간 단일화 논의를 지지했다.
전날에도 문 전 대표는 후보단일화는 민심을 담은 승리의 그릇이라고 비유하며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야권연대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문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수도권 야권 전체 지지율은 새누리당보다 10% 이상 높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긍정적 평가보다 10% 이상 높다. 민심은 새누리당 심판이다.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끝내겠다는 것이라며 이 정도면 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전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야권연대를 해도 국민의당 지지자는 더민주 후보쪽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데 대한 반박으로 읽힌다. 국민의당 지지자나 더민주 지지자 모두 새누리당 심판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후보단일화가 성사되면 단일후보에게 야권 지지자의 표가 모일 것이라는 의미이다.
문 전 대표는 “그러나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 승리의 그릇에 민심을 담아야 한다. 야권연대 무조건 해야 한다. 선거는 민심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야권연대는 공학이 아니라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승리의 그릇”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야권연대를 선거공학으로 폄훼하며 비판하는데, 야권연대는 민심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여야 1:1 구도를 만들어야 유권자들이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을 심판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문 전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은 내가 가진 70%를 버려서라도 함께 가야 한다고 유언하셨다. 그 길로 가야한다. 흠집내기나 정치적 수사가 아닌 야권연대를 위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이미 늦었다. 오늘이 지나고 내일도 성과없이 흘러간다면 야권 전체는 역사의 죄인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한 언급으로 미루어 볼 때, 문 전 대표가 후보단일화를 위한 결단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공천과정에서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과 영입인사들은 대부분 살아남았다. 후보자들의 결단이 필요하지만, 문 전 대표의 결심에 따라서는 국민의당과 정의당간 연대를 위해 후보 사퇴를 이끌어 낼수 있다.
더욱이 문 전 대표는 이유야 어찌 됐든 야권분열의 원인 제공자다.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대표직을 사퇴하긴 했지만, 문 전 대표가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야권연대를 성사시킨다면 문 전 대표도 선거대책위원회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백의종군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선거운동에 들어갔어도 반문재인 정서 때문에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도 면할 수 있다. 호남 유권자들은 호남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경쟁하지만,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수도권에서는 야권이 연대할 것을 바라고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야권연대 성사를 위해 헌신하면 호남 유권자들이 마음을 열 것”이라며 “당의 대주주인 문 전 대표가 나서야 수도권 후보단일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