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탄 부르는 고아원 소녀들의 텀블링…막 오른 뮤지컬 '애니'
by김현식 기자
2024.10.02 18:11:50
130대 1 경쟁률 뚫은 최은영·곽보경 주연
억만장자 워벅스 역에 남경주·송일국
10월 27일까지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고아원 소녀들을 연기하는 아역 배우 10명이 바닥을 쓸고 닦으며 춤과 노래를 펼친다. 텀블링을 포함한 고난도 동작까지 소화하며 다이내믹한 단체 퍼포먼스를 해내는 아역 배우들의 모습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막을 연 뮤지컬 ‘애니’에 출연 중인 아역 배우들 얘기다. 이들은 2일 오후 진행한 프레스콜에서 ‘하드 노크 라이프’(Hard Knock Life), ‘투모로우’(Tomorrow), ‘드레스드’(Dressed) 등 작품의 주요 넘버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애니’는 해롤드 그레이의 1924년작인 만화 ‘작은 고아소녀 애니’(Little Orphan Annie)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1977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전 세계 32개국에서 공연한 스테디셀러작이다. 대공황 시대를 배경으로 부모님을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는 고아 소녀 애니와 억만장자 워벅스가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약 13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밝고 명랑한 고아원 소녀 애니 역에 더블 캐스팅된 최은영과 곽보경을 비롯한 20명(회차당 10명씩 출연)의 아역 배우가 작품과 함께한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최은영은 “작품에 참여만 해도 좋다는 생각이었는데 애니 역을 맡게 돼 신이 났다”고 캐스팅 확정 순간을 돌아봤다. 이어 “모두 함께 힘을 합쳐 땀 흘려 준비했다”며 “앙상블 배우들까지 눈에 담아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곽보경은 “뮤지컬 데뷔를 주인공 역할로 하게 돼 꿈만 같다”며 기쁨을 표했다. 이어 “‘애니’는 나를 되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이라며 “작품을 통해 힐링의 시간을 보내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억만장자 워벅스 역은 남경주와 송일국이 연기한다. 애니를 만나 내면의 따듯한 인간미를 발현하게 되는 인물이다.
1985년 공연 당시 워벅스의 하인 역으로 작품에 출연했던 남경주는 “감개무량하다”고 운을 뗀 뒤 “39년 전보다 더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의욕이 불타오른다. 애니 역을 연기하는 든든한 두 배우와 케미를 잘 맞춰서 좋은 공연을 만들어 보겠다”고 밝혔다.
같은 배역을 맡은 송일국은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 배우’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배우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그는 “남경주 선배가 뮤지컬계 시조새라면 저는 아직 신인에 가깝다”며 “긴 시간 동안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고 촬영분을 다시 돌려보며 연기 개선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아원의 ‘마녀 원장’으로 통하는 악역 해니건은 신영숙과 김지선이 번갈아 연기한다. 신영숙은 “제 안에 있는 코미디의 피를 발산해 해니건을 극에 재미를 더하는 역할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김지선은 “직접 아이디어를 내며 자유분방한 모습의 해니건을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다”고 말을 보탰다.
워벅스의 비서 그레이스 역은 박소연이 맡는다. 박소연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고아원에 있는 애니를 워벅스 저택으로 데려오는 따듯한 면모에 중점을 두고 연기할 것”이라고 했다.
하루 전 개막한 이 작품은 오는 27일까지 공연한다. 국내 공연 개최는 2019년 이후 약 5년 만이다.
송일국은 “가족+쇼 뮤지컬을 연출 방향성으로 잡은 작품”이라며 “가족뿐만 아니라 연인과 함께 봐도 만족할 감동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작품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박소연은 “대공황 시기를 배경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를 펼치는 작품인 만큼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살아가는 어른들에게도 자극을 주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영숙은 “오래된 작품이라 촌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LED 스크린을 활용한 세련된 연출과 안무를 기반으로 현대적으로 새롭게 태어난 ‘애니’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