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에 하한가 기록했는데…줍줍 나선 ‘슈퍼개미’
by최훈길 기자
2023.05.09 19:59:03
다올투자증권 하한가 이후 매수
지분 11.5% 확보해 2대 주주로
“기대심리…위험한 결과 우려돼”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을 집중 매수해 2대 주주에 오른 투자자가 등장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신을 ‘사업가’로 소개한 김기수(65) 씨는 친인척 최순자(65) 씨,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법인 순수에셋 등과 함께 전날 기준 다올투자증권(030210) 주식 697만949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김씨는 취득자금이 142억1962만원, 최씨는 97억9986만원이라고 각각 공시했다.
이들이 확보한 주식은 다올투자증권 발행주식 총수의 11.5%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씨가 6.71%, 최씨가 4.74%, 순수에셋이 0.05% 지분을 각각 확보했다. 김씨 등은 다올투자증권에서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지분 25.07%) 다음으로 보유 주식이 많은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앞서 SG증권 창구로 대량 매도 물량이 나온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8개 종목이 나흘째 급락세를 보였다. 서울가스(017390), 선광(003100), 대성홀딩스(016710)는 4일 연속 하한가 직격탄을 맞았다. 나흘간 대성홀딩스, 선광, 서울가스는 각각 75.94%, 75.91%, 75.89%의 하락률을 보였다.
삼천리(004690), 세방(004360), 다우데이타(032190)는 각각 74.97%, 62.23%, 62.14% 하락했다. 하림지주(003380)와 다올투자증권도 각각 44.21%, 41.70%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기회라 판단하고, 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약 402만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취득단가는 3000원대다. 당시 다올투자증권 주가는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를 겪고 6000원대에서 3000원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이후 이들은 매수에 나섰고, 지분 5%를 초과로 보고의무가 발생하면서 이를 공시했다.
김씨는 주식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라고 밝히며 “발행회사의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떨어지고 있는 주식이 다시 오르겠지’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며 “하락하는 주식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투자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