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 현금만 50억…온라인 불법도박 조직, 8년간 대기업처럼 운영
by장영락 기자
2023.05.09 19:53:10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2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20여개를 8년 넘게 운영한 일당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압수한 현금만 50억이나 됐다.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공간개설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자금운용 국내 총책 30대 A씨 등 5명을 구속하고 20대 B씨 등 6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A씨 등은 2014년 12월부터 최근까지 필리핀과 국내에서 불법 도박사이트 23개(총 2조880억원대 규모)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필리핀에 위장법인 사무실을 두고 바카라, 파워볼 등 게임을 도박사이트에서 불법으로 운영했다.
조직도 커 임원진 아래 지원팀, 운영팀, 재무팀, 영업팀 까지 두고 체계적인 운영을 했다.
회장 직속인 자금운영팀은 도박 수익금을 인출해 환전하고 정산 후 분배하는 등 자금 관리도 철저히 이뤄졌다.
20~30대 피의자 상당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월450만원 이상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시작 후 조직원 검거가 시작되자 본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경찰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구성원 신상은 전혀 모른다고 진술하라’며 증거인멸을 조직원들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자금운영팀 조직원들을 체포하고 압수수색한 경찰은 A씨가 거주하면서 사무실로 쓴 서울 오피스텔에서 현금 20억원을 찾았고 A씨 차량 내 가방에서도 현금 30억원을 발견해 압수했다.
또 이들의 인출 계좌를 지급정해 잔액 78억원을 기소 전 몰수보전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도박사이트 접속을 차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경찰은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조직원들을 계속 추적 중이다. 필리핀 현지에 머물고 있는 다른 조직원들 체포영장도 발부받아 검거 후 송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