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두나무·리디·애니원'…VC 뺨치게 투자한 증권사는

by김연지 기자
2022.02.15 17:44:25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작년 한해 알짜 기업 속속 투자
가상자산·바이오·전자책 등 트렌드 기업 골라
비상장사 발굴·투자가 트렌드로…수익 실현 방긋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비상장 기업 투자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내는 가운데 코리아에셋투자증권(190650)이 지난 한 해 동안 알짜 기업에 투자를 속속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에게 비상장 기업 투자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가운데 코리아에셋투자증권도 투자 선점 경쟁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지난 한 해 총 18건(비상장 12건, 상장 6건)의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건의 비상장 투자와 3건의 상장사 투자를 단행했던 지난 2020년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비상장사 투자는 최근 들어 증권사에게 새로운 먹거리로 통하고 있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알짜 기업을 발굴 및 투자할 경우 향후 지분 매각 또는 기업공개(IPO) 추진을 통해 수 십배에 달하는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투자 기업이 상장하면 주관 업무를 맡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일부 증권사에서 투자은행(IB) 부서와 리서치센터 간 협업을 꾀하거나 관련 팀까지 신설하는 배경이다.

코리아에셋증권은 지난 한 해 일명 ‘핫’한 비상장사에 속속 투자했다. 대표적으로 회사는 지난 2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보유하고 있는 두나무 지분 0.1%를 약 116억원에 확보했다. 두나무는 나스닥에 상장하면 기업가치가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표적인 가상자산 관련 기업이다. 특히 지난해 가상자산 가격 상승에 힘입어 기업가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지분을 확보한 일부 기업들은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예컨대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2월 두나무 지분 6.15%를 약 583억원에 취득했다. 그로부터 9개월 사이(3분기 기준)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면서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지분가치도 1조1105억원으로 불어났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가상자산과 더불어 지난 한 해 핫한 키워드로 통한 바이오 분야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9월 표적치료제 신약개발 기업 보로노이 지분 0.1%를 약 5억원에 확보했다. 보로노이는 세포 안팎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 ‘인산화효소’에 결합해 기능을 억제 및 치료하는 표적치료제를 개발 중인 바이오 기업이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만큼, 빠른 차익 실현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이 외에도 회사는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지난 12월 리디와 애니원, HMM, 금호석유, LG전자 등에 투자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연말까지 꽉꽉 채워 알짜로 통하는 비상장 기업에 투자를 단행한 것을 두고 ‘트렌드를 따른 행보’라는 평가를 내린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비상장사 투자를 늘리는 궁극적 이유는 투자 수익 실현을 위한 것”이라며 “투자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기존 IB 부서와 리서치 센터 간 협업해 발굴 및 투자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