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 15일 분수령 될듯
by강경훈 기자
2019.04.12 17:49:57
개발·임상시험·상용화 모두 동일한 세포라면
미국 결과대로 신장유래세포 검출될 것
식약처, 의혹해소 위해 전 과정 들여다 보겠다는 입장
필요하다면 美 현지조사 의향도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성분 변경 논란을 빚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주(사진·이하 인보사)와 관련해, 국내 제품의 세포 분석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 15일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개발부터 임상시험, 상용화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제조에 사용되는 세포가 바뀌지 않은 만큼 분석결과도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신장유래 형질전환세포가 검출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인보사는 퇴행성관절염치료를 위한 유전자치료제다. 사람의 연골세포와 함께 연골세포가 잘 자라도록 하는 성장인자(TGF-β1)를 넣은 형질전환세포가 주성분이다. 인보사는 미국 임상시험 도중 형질전환세포 제조에 이용되는 세포가 연골세포가 아닌 태아신장유래세포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현재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미국에서의 소식을 전해듣고 국내 상용화 제품도 같은 상황인지 알아보기 위해 국내 제품 생산에 쓰이는 세포를 미국 업체에 넘겨 분석을 의뢰했다. 지난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석우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미국에서 임상시험에 쓰이는 세포와 국내에서 상용화한 세포가 모두 동일한 세포로부터 만들어진다”며 “동일한 세포에서 유래한다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하지만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분석을 의뢰했고 15일 정도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최종 보고서를 전달받는 대로 관련된 모든 자료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예정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측 바람대로 동일한 세포라는 게 밝혀지더라도 식약처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식약처도 자체적으로 조사와 실험을 진행 중”이라며 “필요하다면 코오롱티슈젠이나 분석을 맡은 바이오릴라이언스 등 미국 업체를 대상으로 한 현지조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가변경이나 취소 등 최종적인 법률적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강 국장은 “불안감 해소를 위해 그 동안의 조사 과정 설명과 앞으로의 계획을 알리는 중간보고 정도는 조만간 할 수 있겠지만 최종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바라는 가장 좋은 결론은 형질전환세포를 기존 허가사항인 연골유래세포에서 신장유래세포로 변경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 국장은 “이는 신장유래 형질전환세포를 그대로 쓰겠다는 의미”라며 “이 방법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위해 그동안 실험이 제대로 됐는지, 형질전환세포를 만드는 과정이 명확한지, 추가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있는지 등을 검토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식약처는 일이 터진지 열흘이 넘는 기간 동안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 외에는 진전된 게 없는 것 같다”며 “이는 이런 일이 터졌을 때 대처하는 각 시나리오별 대응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으로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와의 논의와 별도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던 미국에서도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해 각 의료기관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등과 임상시험 재개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임상시험은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맡고 있는데 세포가 뒤바뀐 것을 알게 된 이후 미국 임상시험은 중단된 상태다.
업계는 인보사 사태로 재생의약품 등 첨단 바이오의약품의 개발이 제한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12일 성명을 내고 “인보사 논란으로 첨단바이오의약품법 제정이 늦춰져서는 안된다”며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첨단바이오의약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첨단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신속한 허가와 기업 지원 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