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어금니 아빠', 피해 여중생 수면제 먹인 다음날 살해
by권오석 기자
2017.10.11 19:03:22
딸, 살해 행위 직접 관여 개연성 없어
압수품서 성관계 동영상 다수 발견..성범죄 연관성도 수사
| 여중생 딸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모(35)씨가 1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사건 현장에서 진행된 현장 검증에서 시신이 든 검정색 가방을 차에 싣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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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중학생 딸 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모(35)씨가 애초 알려진 바와 달리, 피해자 A(14)양이 집에 놀러 온 다음날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중랑경찰서는 11일 “이씨와 딸의 진술을 종합할 때, 9월 30일 A양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였고 딸이 두 번째로 집을 나선 10월 1일 오전 11시 53분부터 돌아온 오후 1시 44분 사이 A양을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딸이 살해 행위에 직접 관여했을 개연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이씨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해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성관계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다수 발견돼 성매매 등 다른 범죄와의 연관성도 캐고 있다.
경찰은 이씨와 딸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한 뒤 오는 13일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다음은 길우근 서울 중랑경찰서 형사과장과의 일문일답.
-피해자 의류가 범행 도구인가.
△의류와 여러 가지 관련된 것들을 유기했다고 진술해 찾고 있는데 의류가 범행 도구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해야 되는 부분이다.
-범행 도구도버렸나
△(의류와)같이 넣어서 버렸다고 한다. 부검에 보면 끈 같은 거로 나오는데 그것으로 추정하고 찾고 있다.
-성(性)도착적인 행위는.
△딸하고 진술도 다르고 공범도 진술이 조금 다르다. 최종 수사 결과 발표할 때 동기나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잠들어 있는 애를 그 상태에서 목을 졸랐나.
△현장 검증에서 보인 피의자 행동들도 거짓일 수 있다. 동기 부분에 대해 진술 일부하고 있지만 이게 과연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없다.
-(아내)최씨 성관계 동영상 발견됐다는데.
△이번 사건은 피해자에 대한 살인과 사체 유기 사건이다. 일단 이 건에 대해 수사해 마무리 한 뒤 그 뒤에 나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후에 진행할 예정이다.
-최씨 자살과 피해 여중생 사망 연관성 있다고 보나.
△연관성 없다. 다른 이야기다.
-현장 검증 때 실제 살해 때와 똑같은 도구 사용했나.
△유사한 도구다.
-(피해 여중생을)왜 안방으로 옮겼나.
△가장 궁금해 하는 그 부분(성범죄)과 관련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수사를 해야 한다.
-수면제 먹인 후 안방에 옮길 때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
△수사를 하다보니까 진술이 바뀌더라. 살해 시간은 10월 1일 오전 11시53분 이후다.
-딸이 돌아왔을 때 (피해 여중생)살아 있었나.
△딸은 약 때문에 기억의 왜곡이 있었다. 9월 30일날 노래방 갔다가 돌아온 시간 20시 14분이었는데…노래방 갔다와서 잠이 들었고 노래방에 갔다온 기억과 10월 1일날 나갔다 온 기억하고 헷갈려 있더라.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니 아버지는 딸이 없을 때 그 일이 일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10월 1일 오전 11시53분 이후인 걸로.
-피해자 들어온 시간과 이씨 딸이 집에 들어왔다가 나간 정확한 시간.
△9월 30일 낮 12시 20분 피해 여중생이 피의자 이씨 집에 왔다. 오후 3시 40분에 이씨 딸이 밖으로 나갔고 오후 7시 48분 이씨가 딸을 데리러 갔다. 오후 8시 14분에 딸과 함께 돌아왔다. 이튿날인 10월 1일 오전 11시 53분에 딸이 밖으로 나갔다. 피의자가 이때 딸을 보내고 범행했다고 진술, 딸은 오후 1시 43분에 돌아왔다.
-딸은 나갈 때 살아 있었는데 돌아오니 죽어있다고 진술했나.
△딸은 그렇겐 진술 하지 않고 피의자가 딸이 나갔을 때 그랬다고 진술했다.
-딸이 나갔다 온 사이에 피해자가 살아 있었다는 증거 있나.
△없다.
-사망 시간 완전히 달라졌는데 최초 신고 시간은 언제.
△9월 30일 가출 신고 접수돼 여청팀에서 수사 진행했다.
-딸이 피해자 어머니 전화를 받았다는데.
△30일 밤 11시 넘어서.
-딸은 피해자가 죽은 시간이 언제라고 인식하는지.
△10월 1일 오후 1시44분에 들어왔을 때 아빠가 “친구를 죽였다”고 얘기함.
-오후 1시 44분 육안으로 확인했나.
△이후 사체 유기하는 과정에서 아마 확인했을 것.
-이씨와 딸 진술 다른 게 시간과 관련된 부분인가.
△시체를 유기하는 부분, CCTV에 트렁크 들어주는 등의 장면 찍혔는데도 이씨는 차 트렁크에 여행 캐리어 등을 옮길 때 혼자서 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딸은 이씨가 수면제를 왜 먹인 것으로 알고 있는지.
△진술은 나왔는데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싶다.
-피해자와 딸 말고 다른 관련자 있나.
△그렇지는 않다.
-이씨가 딸에게 피해자를 부르라 할 때 뭐라고 했나, 딸이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단어로 동기를 밝히면서 데리고 오라고 했나.
△그렇다.
-정액 발견되지 않아도 성범죄 가능성 있나.
△시간이 폭넓게 있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으로)생각한다.
-영상 있는지.
△(아내 최씨)변사 사건 관련해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가 사용했던 핸드폰 자체에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클라우드 계정에 성관계 관련 영상 있는 것 확인해 그 계정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자료 회신 대기 중이다.
-거기에 아내가 찍혔나.
△누군지는 정확하게 봐야 함.
-(성관계) 정황이라는 게 영상이 수십 개가 있었나.
△성관계 모습들이 담긴 동영상이 있었는데 몇 개인지는 정확히 말할 수 없다.
-딸이 범행 동기 이해하고 있었다면 ‘인신공양’ 생각나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
-딸이 인지했다고 하면 이씨의 범행이 처음이 아닐 가능성도 있나
△물론 가능성도 있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것은 없다.
-지적 장애 여부는.
△피의자는 지적·정신 장애 둘 다 3급인데 합쳐서 2급. 복지카드 발급 받은 것이 확인됐다. 2011년 3월 장애 진단을 받고 2015년 11월 복지카드를 발급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