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부터 철강업황 나아진다"..근거 있는 자신감

by경계영 기자
2020.07.23 16:55:04

포스코 3분기부터 회복세 전망
中 제품가 상승에 국내도 인상 추진
''원가 부담'' 철광석값 상승, 수익성 영향 줄듯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철강제품 판매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호전되고 있습니다.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 21일 포스코는 분기 실적을 집계한 이래 2000년 이래 첫 분기 별도 기준 적자를 발표했지만 하반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별도 기준 매출액 전망치도 연초에 비해 한껏 낮췄던 4월과 달리 소폭 높여잡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최악의 고비를 맞은 철강업황에서 장밋빛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서 빠르게 벗어난 중국에서 수요가 늘어난 데다 3분기 들어 각국 공장도 정상 가동에 속속 접어든 덕분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열연(GS강종) 유통가격은 17일 기준 t당 61만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이 나타난 2월 이후 열연 유통가는 65만원에서 5월 6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내림세를 일단락하고 소폭 오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는 수출가격을 t당 20~30% 인상했고 내수 유통가격도 추가로 인상하는 안을 협의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배경엔 중국 철강가격 상승세가 있었다. 4월 첫째 주 t당 413달러였던 중국의 내수 기준 열연 유통가격은 5월 첫 주 420달러→6월 첫 주 465달러→7월 첫 주 477달러→같은달 셋째 주 499달러 등으로 올랐다.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며 경기 회복 기대감이 철강 제품 값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힘입어 세계 철강 생산량도 전월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5월 세계 조강 생산량은 1억4880만t으로 지난해 5월보다 8.9% 감소했지만 전월 대비 8.5% 늘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철강 유통가격이 5월부터 반등에 성공하면서 아시아 주요 철강사도 잇따라 판매가격 인상을 발표한 상황”이라며 3분기 수익성을 개선하리라고 내다봤다.

다만 관건은 철광석 가격 상승 여부다. 지난해도 철강사의 원가 부담을 높였던 철광석값은 올해 2분기 이후 상승세를 탔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값은 지난해 4분기 t당 평균 88.95달러→올해 1분기 90.21달러→2분기 92.63달러로 올랐고 이달 들어서도 111.7달러(17일 기준) 치솟았다. 수요가 코로나19로 감소한 상황이라 판매가격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철광석값은 수익성을 좌우할 지표로 꼽힌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진정된다는 전제 아래 상반기보다 나아지리란 기대는 있다”면서도 “철광석값이 지난해와 같이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이를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포항제철소 제강공장에서 전로 조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포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