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 다음은 성남골프장? '서울 공급' 용지 찾기 부심
by김용운 기자
2020.07.21 16:43:49
이달 말 주택공급확TF에서 서울 수도권 공급안 발표 예정
태릉골프장 외에 국공유지 발굴 총력
성남골프장 및 세택 등 신규부지 공급 거론 돼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서울과 수도권 추가주택 공급과 관련해 그린벨트 해제 대신 태릉골프장(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개발 등을 언급하면서 서울과 서울 인근 경기도권 내 정부기관 소유 국공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개발 관련 주장만 나왔던 태릉 골프장이 대통령의 지시로 신규 주택용지 개발이 확실히 되면서 다른 국공유지 역시 신규 주택용지로 개발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내 신규 주택용지를 찾기 위한 정부의 주택공급확대TF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태릉골프장 다음은 성남골프장?
국공유지 가운데 주목을 받는 곳은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들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서울 시내 토지 가운데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 면적은 약 4122만㎡ 규모다. 이중 태릉골프장의 부지 면적은 83만㎡이며 맞닿아 있는 육군사관학교 부지까지 합하면 총 149만6979㎡로 늘어난다. 문 대통령이 태릉골프장을 주택용지로 공급하라고 지시한 만큼 향후 육군사관학교(육사) 역시 이전과 함께 신규택지로 공급될 가능성이 커졌다.
|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골프장(사진=황현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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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이전 문제는 지난 참여정부 당시 혁신도시와 함께 정치권 안팎에서 거론되었던 사안이었다. 하지만 정권 교체 이후 육사 이전 문제는 수면 위로 가라앉았다가 문재인 정권 출범과 함께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1월 국정감사 당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육사 이전 논의에 대해 “현재 이전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검토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이전 불가’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이후 3군 본부인 계룡대가 있는 충청남도 계룡시와 3사관학교가 있는 경북 영천시, 주한 미군 2사단이 있는 경기 동두천시 등이 육사 이전 후보지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태릉골프장 외에 국방부 소유 토지 가운데 거론되는 곳은 성남골프장이다. 성남골프장은 위례신도시 동쪽 경계선고 맞닿아 있으며 학암산 중턱 약 90만㎡ 규모로 위례신도시와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성남골프장을 LH에 매각해 공공주택으로 개발하는 방안은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어왔다. 실제로 2017년 LH가 매입을 시도할 때 청와대 국민청원에 ‘성남 골프장의 녹지를 보존 해주세요’라는 청원까지 등장했었다.
북위례 A공인중개소 대표는 “2017년에 성남골프장이 매각된다는 뉴스가 나온 이후 계속 주택용지 개발설이 있었다”며 “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위례신도시 내 교통 문제 등이 더 복잡해지고 조망권도 나빠질 수 있어 크게 반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위례신도와 맞닿아 있는 성남골프장(사진=네이버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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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56사단 예하 예비군 훈련장 5곳 (양주시 2곳, 남양주시 2곳, 의정부 1곳)과 52사단 예하 예비군훈련장 1곳(서울 서초구 내곡동) 등도 리스트에 오르고 있지만 현재 예비군훈련을 위해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군시설이기 때문에 이전 논의 등이 쉽지 않다. 서초구의 구 정보사 부지(9만1000㎡), 동작구의 현충원 등산로(3만㎡), 도봉구 구 화학부대 부지(2만㎡) 등도 거론 되었지만 정보사 부지는 지난해 민간에 매각 됐고 현충원 등산로나 도봉구 구 화학부대 부지 등은 입지 여건상 공공주택 개발이 어려운 곳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서울 시내 실전 부대를 이전하는 것은 현재로서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육사 이전 등도 현재로서는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시 찾아보자 서울시 시유지
국공유지 가운데 서울시 소유의 땅도 신규주택 공급 용지로 고려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강남구 대치동의 세텍(SETEC)이다. 세택은 대지면적 규모가 4만㎡ 정도로 서울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에서 도보로 2분 거리에 있다. 세텍과 함께 인근 동부도로사업소 부지(5만㎡)를 연계해 개발하는 방안은 서울시의 주택공급확대 과정에서 단골로 논의되었던 사안이다.
이 밖에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서울 강남권의 서울주택도시공사 본사(서초구 대치동)와 서울연구원 및 서울시 인재개발원(서초구 서초동)의 이전과 주택공급 등도 거론되고 있지만 해당 부지 면적 자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주택공급에 유효한 카드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신규택지 발굴과 별개로 고밀개발에 따른 역세권 용적률 상향과 임대주택 공급 안 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 북부간선도로 위에 공사 중인 ‘도로 위 공공주택’ 모델이 신규공급안에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신내 컴팩트시티’로 명명한 도로위 공공주택은 서울 북부간선도로(신내IC∼중랑IC) 위에 축구장 네 배 크기(2만7000㎡)의 대규모 인공대지를 마련해 공공주택과 주민 편의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인공대지에는 행복주택 990가구 등이 들어서며 내년 상반기 착공 예정이다. SH공사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도로 위를 복합개발해 도심 내 주택 등을 공급했다”며 “도로 위 복합개발을 통한 공공주택 공급은 서울시 주택보급 확대의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8년 기준 서울시내 도로 총면적은 7927만7391㎡으로 공원총면적 2196만2646㎡의 세 배를 넘는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공급확대TF 내 부처별 협의를 통해 신규공급안을 만들고 있다”며 “늦어도 이달 안에는 공급대책이 나올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