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협력사 R&D 실패도 보상…개발비 최대 50% 선지원

by송재민 기자
2026.09.29 13:56:31

동반성장협의회 25주년 ‘파트너스데이’
협력사 100곳과 차세대 상생 모델 공유
용인에 양산 수준 ‘트리니티 팹’ 구축
납품대금지원 펀드 500억→1000억원

[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SK하이닉스가 협력사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최대 50%까지 먼저 지원하고, 개발에 실패하더라도 성과와 기여도에 따라 비용을 보상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협력사의 기술 개발부터 검증과 양산, 판매까지 성장 단계별 지원을 강화해 반도체 공급망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지난 28일 ‘2026 파트너스데이’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상생협력 모델과 세부 지원 프로그램을 공유했다고 29일 밝혔다.

올해 행사는 SK하이닉스 동반성장협의회 출범 25주년을 맞아 마련됐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 이병기 양산총괄 등 주요 경영진과 동반성장협의회 회원사·분야별 우수 협력사 등 약 100개 기업 대표가 참석했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의 성장 과정을 △기술 개발 △테스트·검증 △양산 △판매 등 네 단계로 나눠 맞춤형 지원을 확대한다. 기술 개발 단계에서는 유망 협력사를 기술혁신기업으로 선정하고 지식재산과 시료를 지원한다.

동반성장협의회 황철주 회장이 공로패 헌정식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새로 도입하는 ‘R&D 도전 보상제’를 통해서는 초기 개발비의 최대 50%를 선제적으로 제공한다. 기술 개발에 실패하거나 구매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기술적 성과와 기여도를 반영해 사후 정산한다. 개발 실패에 따른 손실을 분담해 협력사가 고난도 기술에 적극 도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테스트·검증 단계에서는 분석·측정 지원센터를 통해 정밀 분석과 신뢰성 평가를 제공하고, 협력사가 개발한 제품을 SK하이닉스 생산라인에서 직접 시험할 기회도 마련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2027년 개소를 목표로 약 3300㎡(1000평) 규모의 공정 실증시설 ‘트리니티 팹’을 구축하고 있다. 협력사는 이곳에서 개별적으로 갖추기 어려운 양산 수준의 공정 환경을 활용해 제품의 수율과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다.

지난 7일 열린 기부금 전달식 후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성이엔지 안윤수 부회장,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회장, 구세군자선냄비 홍봉식 사무총장, SK하이닉스 강유종 부사장(구매 부문장), SK하이닉스 이현철 부사장(구매전략 담당). (사진=SK하이닉스)
양산 단계에서는 동반성장펀드로 시설투자 자금을 저리 지원하고, 경영 컨설팅 대상을 2·3차 협력사까지 확대한다. 판매 단계에서는 상생결제시스템을 운영하고 납품대금지원 펀드 규모를 기존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두 배 늘려 자금 운용을 돕는다.

이날 행사에서는 기술혁신과 품질향상, 동반성장,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4개 분야에서 성과를 낸 협력사 11곳에 대한 시상도 진행됐다. SK하이닉스와 협의회가 공동 조성한 기부금 1억2000만원은 자립 준비 청년의 교육과 생계 지원을 위해 구세군자선냄비본부에 전달됐다.

곽 사장은 “지난 25년간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기에 SK하이닉스가 AI 시대를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미래를 개척하는 새로운 25년을 열어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