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GMO 연구 중단' 일본·중국만 웃는다

by김용운 기자
2017.10.12 18:43:07

''GMO연구 지속 또는 중단'' 간담회 개최
농촌진흥청 ''GM작물개발사업단'' 해체 비판 목소리
GMO 연구 멈출 경우 훗날 선진국에서 기술 사와야

12일 사단법인 미래식량자원포럼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주최로 서울 상공회의소 소회의실에 열린 ‘GMO 연구 지속 또는 중단’ 기자간담회 겸 세미나(사진=김용운 기자)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GMO 연구를 당장 중단하면 잃어버린 13년을 맞이할 수 있다.”

지난 9월 농촌진흥청이 ‘GM작물개발사업단’ 해체와 상용화 추진 중단을 선언한 이후 유전자변형작물을 뜻하는 GMO연구를 정부가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학계에서 나왔다.

12일 사단법인 미래식량자원포럼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주최로 서울 상공회의소 소회의실에 ‘GMO 연구 지속 또는 중단’ 기자간담회 겸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발제자로 참석한 유장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하나의 GM 작물을 상업화하기 위해선 약 1억 3600만 달러의 연구비와 1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우리나라가 지금 GMO 연구를 중단하면 나중에 미국ㆍ유럽ㆍ일본ㆍ중국 등에서 로열티를 주고 GMO 기술을 비싸게 사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문연구위원은 “유전자변형작물 가운데 총 개발비 중 유전자 탐색에 23%, 작물 개발에 51%, 안전성 평가와 종자 등록에 26%를 투입한다”며 “유전자변형작물은 지난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전체 농지의 약 12%에서 재배되고 있지만 한 건의 안전성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 전문연구위원에 따르면 1990년대 하와이에 서식하는 파파야 나무의 절반 이상이 윤문 바이러스 병으로 죽는 피해를 입었다. 이에 하와이대학 연구진이 1998년 레인보우 파파야라고 불리는 유전자변형(GM)파파야를 개발해 사태를 해결했다. 현재 하와이에서 재배되는 파파야의 약 77%가 GM파파야다.



김해영 경희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현재 전 세계에서 GMO 연구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며 “과거엔 제초제, 저항성 콩 등 생산자를 위한 GM 작물이 주였으나 최근엔 건강 기능성을 가진, 소비자ㆍ수요자 중심의 GM 작물 개발에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카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GM 모기,호주에서 개발한 GM 파란 카네이션,일본의 GM 파란 장미와 파란 국화,케냐의 GM 안개꽃 등이 유전자변형 연구로 탄생했다”며 “GMO 연구나 개발을 놓고 찬반 양측이 과도한 갈등을 빚기 보다는 소비자와 전문가가 함께 위해성 평가에 참여하는 등 윈윈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GM작물개발사업단’ 해채와 상용화 추진화 중단이 논란이 되자 “GM작물개발사업단은 해체되지만 GMO 연구는 중단되거나 위축되지 않는다”며 “사업단 명칭을 연구단으로 바꿔 연구를 계속 한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하상도 중앙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식재료에 대해 인공과 천연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으만 접근한다”며 “자연 상태에서 유기적인 활동에 의해 유전자가 삽입되어 변형된 작물은 인정하지만 인공적으로 유전자를 삽입한 작물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과거에는 유전자변형작물 연구가 작황을 늘리는 방향으로 연구를 했다면 앞으로는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질병 예방쪽으로 유전자변형 연구가 진행될 것이다”며 “정부가 국익차원에서 GMO를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